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유럽이 초여름부터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전문가들은 같은 기후 메커니즘이 한반도에도 작동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포르투갈 모라 지역에서는 지난해 6월 29일 기온이 46.6도에 이르며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다. 불과 하루 전인 28일에 세운 기존 기록(45.4도)을 하루 만에 넘어선 것이다. 스페인 남부 엘그라나도에서도 46도를 기록하며 6월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이처럼 유럽의 여름 최고 기온 기록은 최근 수년 사이 연속적으로 경신되는 추세다.
이 같은 극한 더위의 원인은 '열돔'이다. 고온건조한 고기압이 유럽 상공에 자리 잡으며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무는 현상이다. 프랑스에서는 폭염 적색경보가 96개 권역 중 16곳에 발령됐고, 이탈리아는 로마·밀라노 등 21개 주요 도시에 최고 수준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그리스에서는 산불이 확산됐고, 각국 응급실은 열사병 환자 급증으로 비상이 걸렸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유럽 폭염이 단순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대기 중 에너지가 축적돼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기상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6년 3개월(6~8월)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정도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인도양과 북대서양의 뜨거운 공기도 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될 것으로 분석됐다.
강수량의 경우 6월과 7월은 평년보다 많고, 8월은 평년 수준일 것으로 예보됐다. 바다 온도가 1도 오르면 대기 중 수증기량이 7% 증가하는 만큼, 강한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패턴이 예상된다. 언론에서는 이 같은 특성을 두고 '동남아형', '아열대식 여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미 한반도에는 전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4월부터 전국적으로 최고 30도를 넘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고, 5월에도 초여름 더위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5월 1~22일 이상고온 발생 일수가 5일로, 지난해 5월 전체 이상고온 발생 일수(4일)를 이미 초과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이상 고온과 집중호우 등 위험 기상으로 인한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며 "폭염 중대 경보, 열대야 주의보 등 올해부터 새로 운영되는 특보 체계를 통해 위험 기상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극한 더위는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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