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 스페이스X
사진=미래에셋, 스페이스X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스페이스X 공모주를 손에 쥐게 될 것이라 기대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스페이스X IPO 글로벌 공동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판매 가능한 물량을 한 주도 넘기지 않으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사라졌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2차로 나눠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고, 총 목표금액 5억 달러(약 6,800억 원) 규모의 청약이 판매 개시 1~2분 만에 완판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스페이스X 상장 직전 공개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자료에는 미래에셋증권에 231만4,815주(공모가 기준 약 3억1,250만 달러)가 배정된 것으로 명시됐지만, 대표주관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최종 배정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받아야 할 판매 물량이 전량 취소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공동 인수단으로 참여한 IB 20여 곳 중 하나였지만 최종 단계에서 배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3일 새벽 청약에 참여한 국내 투자자들에게 납입한 청약 증거금 전액을 환불 처리했다. 회사 측은 공지를 통해 "대표주관사의 최종 배정(Allocation) 과정에서 당사에 판매 가능한 물량이 배정되지 않아 고객 대상 주식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청약 결과를 기다려준 고객들에게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각 인수인이 실제 배정받는 판매 물량은 대표주관사의 최종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고객 청약이 전량 무산된 것과 별개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자체 자금으로 스페이스X 공모주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액 7,000억 원 중 절반가량의 청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에게는 한 주도 돌아가지 않았지만 회사 자체는 투자에 성공한 셈이어서 "고객은 빈손, 회사는 수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파악에 착수했다. 이미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사모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요건을 지켰는지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청약 전량 취소 사태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와 평판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