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탈모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문제가 정치권과 의료계를 중심으로 본격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젊은 사람들 중에 건강보험료만 내고 혜택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검토를 복지부에 직접 지시하면서다.
이후 정부가 탈모약 건강보험 확대 적용을 실제로 추진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선 청년층이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 혜택 대상과 범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행 제도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탈모는 원형탈모증 등 자가면역 질환에 의한 병적 탈모에 한정된다. 단 현재는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등 의료 행위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약제는 모두 비급여다.
남성형 탈모(M자·정수리)와 여성형 탈모는 유전·노화에 의한 것으로 분류돼 건보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등 대표 탈모 치료제는 모두 비급여 항목이다. 복제약 기준으로 한 달 약값이 1만~2만 원 수준이지만 평생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장기 부담이 크다.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 당시에도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바 있다. 취임 후 복지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재차 검토를 지시하면서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탈모는 의학적 치료와 연관성이 떨어져 생명에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보고 있지 않아 급여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지시와는 별개로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 대한 약제 급여 적용은 별도 경로로 추진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두피의 50% 이상에서 탈모가 진행된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7월 통계청이 원형탈모 중증도에 따른 질병 코드를 세분화하면서 보험 급여 적용의 발판이 마련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재정영향평가를 거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는 약값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탈모인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린다. 찬성 측은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질병이라고 보기 애매한 부분이 있고 중대 질환과 같은 수준의 보험 혜택을 받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다.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탈모가 생존의 문제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 골자다. 건강보험 재정이 이미 적자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비급여 탈모 치료까지 급여를 확대하면 재정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도 크다.
건강보험 급여화는 의료적 필요성과 비용 효과성을 종합 검토한 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현재 탈모 치료제 제약사 측의 급여 신청 접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실제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혜택 대상과 범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검토 결과에 따라 청년층 우선 적용이나 소득 기준 제한 등 단계적 도입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이 실현될지, 또 어느 범위까지 포함될지는 복지부의 종합 검토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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