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권 시리즈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통쾌한 사이다 전개가 인기의 핵심이지만 시청자들이 더 묘하게 공감하는 이유가 있다. 드라마 속 사건들이 실제로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사건들과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홍종찬 감독은 "드라마로 만들었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특성화고를 포함해 실제 학교들을 많이 다녔고 극 중 10개 학교의 캐릭터도, 이야기도, 감정도 모두 실제에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드라마 '참교육'

'참교육'은 교육부 산하에 가상의 기관 '교권보호국'이 신설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출신 감독관들이 학교 폭력·교권 침해·도박·마약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한 학교에 투입돼 체벌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10부작 시리즈다.

원작 웹툰이 성차별·인종차별·촉법소년 혐오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것과 달리 드라마 판은 이를 상당 부분 덜어내고 공교육 현장의 현실을 생생하게 반영하는 데 집중해 호평을 얻고 있다.

 

실제 사건 ①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5화)

드라마에서 가장 뚜렷하게 겹쳐 보이는 실제 사건은 2023년 사회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다. 5화에서는 끊임없는 학부모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내몰린 초등학교 교사가 등장한다.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이 임시 담임으로 직접 학교에 투입돼 사건을 해결한다.

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지난 8일 논평을 내어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많은 교사가 느끼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며 "교사들은 언제든 신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교육하기를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사건 ②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시험지 유출 교사 에피소드)

드라마 속 한 에피소드에는 특정 학원과 결탁해 그 학원 수강생들에게만 시험 답안을 유출한 교사가 등장한다. 이는 2018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모티프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숙명여고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가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와 답안을 미리 유출한 사건으로, 교육 비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드라마에서는 권력 관계와 입시 욕망이 어떻게 교육 현장을 오염시키는지 날카롭게 보여준다.

 

실제 사건 ③ 대치동 ADHD 약 남용 (8화)

8화에서는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수업 중 갑자기 쓰러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조사 결과 지나친 교육열에 눈이 먼 어머니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자녀에게 마약류 의약품인 ADHD 치료제를 불법으로 구해 복용시킨 것으로 밝혀진다.

이는 대치동을 중심으로 실제로 사회 문제가 됐던 ADHD 약 남용 사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의학적 진단 없이 학업 향상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자녀에게 복용시키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 사건 ④ 촉법소년 범죄 (1화·6화)

1화에서는 유력 정치인 아버지를 배경으로 학교 폭력을 일삼으면서도 처벌을 피해 가는 학생이 등장한다. 6화에서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믿으며 범죄를 저지르는 비행 청소년 집단이 교권국과 맞선다.

이는 형사 미성년자 기준인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들이 실제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것을 반영한다. 드라마 속 교권국은 법의 허점을 노리는 이들에게 법 바깥의 방식으로 응징을 가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통쾌함을 자극한다.

 

실제 사건 ⑤ 학생 도박 문제 (7화)

7화에서는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진 학생을 찾으려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교권국 요원이 위장 잠입에 나선다.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는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심화된 실제 문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 사범 적발 건수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불법 도박 사이트 유입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이다인데 씁쓸한 뒷맛"…호평과 비판 공존

'참교육'은 현실 밀착형 설정과 속 시원한 전개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결국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구조를 정당화한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경향신문은 "사이다인데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고 평했다. 교육 현장의 문제를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지만 해법이 현실의 제도와 토론이 아닌 판타지적 응징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한계도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드라마가 불편하게 긁어놓은 한국 교육 현장의 민낯이 화면 밖 현실에서도 해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