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무더운 여름, 차 안에 두고 내렸던 생수 한 병. 뚜껑이 열려 있지 않으니 괜찮겠지 싶어 그냥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겉으로 이상이 없어 보여도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름철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주차 차량 내부는 외부 기온이 27도일 때도 1시간 만에 50도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80도를 웃도는 사례도 보고되는 만큼, 밀폐된 차 안은 사실상 고온 환경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이 열이 페트(PET)병에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중국 난징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페트병을 70도 환경에 노출했을 때 중금속의 일종인 안티몬과 내분비 교란 물질인 비스페놀A(BPA)가 물에 녹아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대 레나 마 교수팀의 연구에서도 70도에서 4주간 보관한 생수에서 안티몬과 비스페놀A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바 있다.
유해물질 방출은 의외로 낮은 온도에서 시작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학물질은 섭씨 30도부터 방출되기 시작해 37도에 이르면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에 고온에서 생수 속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도 함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뚜껑을 따서 개봉한 음료는 더 위험하다. 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개봉된 음료는 30도 이상 온도에서 1시간 이상 방치될 경우 세균 오염이 크게 증가한다. 미국 시카고의 미생물학자 폴 새비지 박사는 "여름철 차량 내부에 보관한 페트병이 고온과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세균 증식과 화학물질 방출이 동시에 일어나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음료수 캔이나 탄산음료병도 주의 대상이다. 차량 내부 온도가 100도에 가까워질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압력이 높아진 캔이나 탄산 병이 변형되거나 폭발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먹다 남은 탄산음료를 밀폐한 채 차 안에 두면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용기가 부풀어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음식물도 마찬가지다. 여름철 고온의 차 안에서 음식물은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에 놓이게 된다. 차 안에 방치된 음식은 외관상 멀쩡해 보여도 이미 변질돼 있을 가능성이 있어 섭취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고온에 노출된 생수나 음료를 마셨다고 해서 즉각적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반복 섭취하면 체내 유해물질 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차 안에 생수를 아예 두지 않는 것이 가장 좋으며, 불가피하다면 열에 강한 스테인리스 또는 유리 소재 용기를 활용하거나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관할 것을 권장한다. 아깝더라도 고온에 노출된 생수는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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