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한때 중국의 국운과 함께 오른다고 불렸던 최고급 바이주(白酒) 마오타이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들어 20% 이상 가격이 빠지면서 한때 투자 수단으로까지 여겨졌던 마오타이의 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 제품인 53도짜리 '페이톈 마오타이' 도매 가격은 2025년 12월 기준 1495위안(약 31만 원)까지 떨어지며 사상 처음으로 1500위안 선 아래로 내려갔다. 같은 해 6월만 해도 2000위안(약 41만 원) 선이 유지됐지만 불과 6개월 만에 10월에는 1700위안 선이 무너진 데 이어 결국 1500위안 선마저 붕괴됐다. 최고 호황기 가격이 3000위안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중국 증시 대장주'로 군림해온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는 2024년 들어서만 약 25% 하락했다. 한때 시가총액 약 2870억 위안(약 54조 7000억 원)이 증발했으며, 이 과정에서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마오타이의 투자 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중국 당국의 잇따른 금주령이다. 중국 정부는 당정 기관의 업무 식사에서 술 제공을 금지한 데 이어 공식 행사 전반으로 금지 범위를 확대했다. 마오타이는 공식 연회와 접대 문화의 핵심 아이템이었던 만큼 이 조치가 수요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마오타이 주주총회 만찬에서조차 마오타이 대신 블루베리 주스가 등장했을 정도다.
둘째는 중국 내수 경기 침체다.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주류 판매 업장이 대거 문을 닫은 뒤 부동산 위기와 경기 둔화가 겹치며 소비자 지출 여력이 급격히 줄었다. 한때 마오타이를 담보로 도매가의 50%를 빌려줬던 전당포들도 더 이상 마오타이를 받지 않으려 한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중국 도매상들은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선물 수요도 크게 줄었다"며 "재고가 너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셋째는 세대 교체다. 마오타이를 포함한 고급 바이주는 기성세대에게는 지위의 상징이었지만, MZ세대는 이를 구식 소비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와인, 하이볼 등으로 주류 소비가 다양화하면서 바이주 전체의 시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직접 판매 비중을 늘리고 전자상거래 채널을 확대하며 반격을 꾀하고 있다. 2026년 1월 자사 앱 아이마오타이(iMaotai)를 통해 저가 한정 판매를 진행하자 25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가격이 내려가자 잠재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이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그만큼 낮아졌음을 방증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마오타이 가격 폭락이 단순한 주류 브랜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경제 전반의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한다. 중국 화푸증권은 "마오타이 가격은 거시경제 정책과 소비자 수요가 좌우한다"며 "현재 도매가 하락의 핵심 원인은 수요 부진"이라고 진단했다. '일단 사면 무조건 오른다'는 공식이 무너진 지금, 마오타이가 다시 신화를 되살릴 수 있을지 전 세계 주류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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