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메가박스
사진=메가박스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국내 멀티플렉스 3사 중 하나인 메가박스가 법원 회생절차의 문턱을 넘으면서 극장 산업 전반에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중앙그룹 간판 계열사인 JTBC였다. JTBC는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후 신용등급이 즉각 'CCC' 수준으로 강등되며 중앙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불씨는 삽시간에 그룹 전체로 옮겨붙었다. JTBC의 디폴트 선언 이틀 만인 14일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이 나란히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JTBC도 뒤를 따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15일 메가박스중앙에 대해 보전처분 결정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이 발동되면서 메가박스의 채무와 자산은 전면 동결 상태에 들어갔다. 한국신용평가는 메가박스중앙 신용등급을 C로 하향 조정했으며 "법원에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지는 시점에 D로 추가 강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가박스의 재무 상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메가박스중앙의 부채총계는 8522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385억 원에 그쳐 부채비율이 2212%에 달한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연속으로 80억 원에서 최대 700억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해왔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유동성 위기로 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관객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데다 OTT 플랫폼 확산으로 극장 산업 자체가 구조적 침체를 겪어왔다는 분석이다. 중앙그룹 계열사 전체의 총차입금 규모는 약 2조 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회생 신청 직후 결제 인프라 이탈도 빠르게 진행됐다. 18일 오후부터 메가박스 온라인 영화 예매 화면에서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정산 미수금 위험을 우려한 핀테크·결제대행(PG)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연동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시네마와의 합병 논의도 제동이 걸렸다. 양사는 지난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메가박스중앙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원점 재검토 국면에 접어들었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경우 채무 조정과 경영 정상화 방안은 전적으로 법원 관리 아래 마련되기 때문이다.

다만 회생절차 신청이 곧바로 파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원은 계속기업 가치와 회생 가능성을 심사한 뒤 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메가박스가 전국 주요 상권에 걸친 영업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한 만큼 외부 투자 유치나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시청자와 소비자들의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매한 티켓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글이 잇달아 올라왔고 "결제 수단이 줄어들어 불편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메가박스 측은 현재 운영 중인 영화관의 정상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한때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전국으로 확장해온 메가박스가 법원의 보호 아래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게 되면서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극장 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다시 한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