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6월 중순을 갓 지났을 뿐인데 서울과 경기 일대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달력을 보지 않았다면 한여름이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날씨다.
지난 5월 30일 강릉에서는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지난해보다 무려 19일 빠른 기록이다. 5월 폭염이 나타난 것도 9년 만의 일이었으며, 광주에서는 6월 초부터 열대야가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포착됐다.
기상청이 올해 1월 발표한 '2026년 연 기후 전망'은 이미 예고편이나 다름없었다. 올해 연평균 기온은 평년(1991~2020년 기준 12.3~12.7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으며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0%로 제시됐다. 연평균 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2024년(14.5도)보다는 낮겠지만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운 지난해(13.7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이 5월 말 발표한 3개월 전망도 심상치 않다. 6월부터 8월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이며, 7월과 8월 모두 같은 수준의 고온 확률이 유지될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약 0.6~1.8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전문가들은 올여름이 앞으로 반복될 폭염의 전조라고 입을 모은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9월 말까지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올여름이 앞으로 다가올 여름 중 가장 짧고 가장 서늘한 여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흐름 속에 기상청도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올해 6월부터 기존 폭염주의보·경보 2단계 체계에 '폭염 중대경보'가 새롭게 추가됐다. 체감온도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이 39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 최상위 경보로, 18년 만의 폭염특보 개편이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열대야 주의보'도 새로 도입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구조적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강화를 꼽는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 이상기후를 넘어 지구온난화가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동아시아 몬순지역의 장기적 기후변화의 한 단면"이라며 "앞으로 폭염과 폭우의 강도와 빈도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염 일수가 늘어나는 만큼 전기요금 부담도 변수로 떠올랐다. 7월부터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에어컨 가동 시간은 길어지고 냉방 비용은 올라가는 이중 부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취약계층과 독거 어르신에 대한 폭염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2024~2025년처럼 관측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는 극단적 폭염까지는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그나마 덜 더운 여름'이라는 전망조차 폭염주의보가 6월에 전국으로 번지는 현실 앞에서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온도계가 요동치는 지금, 올해 무더위는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니라 한반도 기후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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