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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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촉법소년이니까 잡혀도 부모한테 인계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현장에서 달라지고 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이라도 재범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즉시 시설에 격리할 수 있는 '긴급동행영장'이 잇따라 발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차량을 훔쳐 무면허로 운전한 12세 초등학생들이 부모 인계 일주일 만에 똑같은 범행을 저지르자 소년부 법원이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했다. 주범인 A군은 소환 절차 없이 소년분류심사원에 즉각 수감됐고, 뒤따라 범행에 가담한 B군과 D군에게도 영장이 발부됐다.

긴급동행영장은 소년법 제13조에 근거한다. 소년부 판사는 사건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통상적인 소환 절차 없이 곧바로 동행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일반 형사사건의 구속영장에 해당하는 조치이지만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보호다.

영장이 집행되면 대상 소년은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된다. 소년분류심사원은 소년원과 달리 처벌 시설이 아니라 소년의 성향과 재비행 가능성 등을 분류·심사하는 기관이다. 소년부 재판이 열릴 때까지 이곳에 머물며 경찰 조사와 교육을 받게 되고 외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실상 성인 사건의 구속 피의자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

발부 요건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재범 가능성이 높을 때, 보호자의 관리 능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인정될 때 경찰이 소년부 법원에 영장 신청 의견을 기재해 송치하면 판사가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그간 긴급동행영장은 촉법소년에게 적용된 사례가 드물어 이례적인 조치로 여겨졌다. 2023년 제주에서 3개월간 30건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13세 중학생에게 발부됐을 때도 경찰 관계자가 "범죄소년이 아닌 촉법소년에게 발부한 건 이례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천안동남경찰서 관계자는 "요즘에는 촉법소년일지라도 사안이 중하거나 재범 가능성, 보호자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적으로 긴급동행영장을 신청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촉법소년 제도를 방패 삼아 반복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늘면서 현장 경찰의 대응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긴급동행영장은 어디까지나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 보호 절차의 일환이다. 소년부 재판에서 최종적으로 내려지는 보호처분은 1호(보호자 감호 위탁)부터 10호(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단계적으로 구성되며 비행 정도와 재범 가능성에 따라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영장 발부 확대와 함께 재범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보호처분 내실화와 가정 환경 개선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