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직원보다 덜 법니다." 요식업을 운영하는 50대 A씨의 말이다. 임대료에 인건비, 원자재값까지 내고 나면 정작 자신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아르바이트 직원 월급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A씨만의 얘기가 아니다.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사업소득을 신고한 자영업자의 연평균 소득은 1938만원으로 2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2018년 2136만원이던 평균 소득이 5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기 임금근로자 평균 월 소득이 350만~5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해진다.
소득 분포를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전체 자영업자의 47.7%가 연 소득 1000만원 미만에 그쳤다. 한국경제인협회 분석에서는 자영업자의 30.4%가 최저임금(월 약 209만원) 수준에도 못 미치는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5% 자영업자조차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폐업 규모도 심상치 않다. 2026년 상반기 자영업자 200만명 폐업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KB국민은행 연구소 분석에서도 자영업자 연평균 소득이 임금근로자보다 약 900만원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의 수는 오히려 늘었다. 2018년 502만명이었던 사업소득 신고자는 2022년 723만명으로 44%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질 좋은 일자리 부족'이 낳은 구조적 문제로 본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재취업이 어려워지자 생계형 창업으로 몰려드는 흐름이 시장 과포화와 극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비용 구조도 한계에 달했다. 임대료·인건비·원자재값이 동시에 치솟는 상황에서 2024년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4조 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진 가운데 내수 침체로 매출마저 줄어드는 이중고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급성장도 전통적 오프라인 자영업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배달 앱 수수료 부담으로 배달 영업에 뛰어들어도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특정 지역에 동일 업종이 과도하게 몰리는 과잉 경쟁 구조도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대출 지원, 이자 보전, 배달비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미 대출이 한계에 달한 자영업자에게는 추가 대출 정책이 접근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폐업 후 재취업을 위한 안전망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영업 700만 시대, 수치는 증가했지만 그 이면은 생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현실을 담고 있다. 사업자 등록증 한 장이 더 이상 '내 사업'의 상징이 아닌, 버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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