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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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오는 29일부터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시범 운영 체제에 돌입한다.

그동안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운영되던 원·달러 거래 시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연계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거래 가능 시간이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약 6시간 30분 동안만 원화 환전과 거래가 가능했다. 24시간 시범거래가 시작되면 뉴욕·런던 등 해외 주요 금융시장이 열리는 시간대에도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 거래가 이뤄진다.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먼저 체감되는 변화다.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이나 유럽 시장 개장 시간에 맞춰 원화 자산을 사고팔 수 있게 되면서 한국 금융시장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번 조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핵심 선결 과제 이행 차원에서 추진됐다. MSCI는 한국 외환시장의 폐쇄성을 선진지수 편입의 걸림돌로 지적해왔다. 거래 시간이 짧고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이 낮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문제로 거론됐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도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외환 당국은 24시간 시범거래를 포함한 시장 개방 조치를 꾸준히 이행하면 자연스럽게 편입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범거래는 전면 시행이 아닌 단계적 도입이다.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다.

  • 거래 가능 시간: 평일 24시간 운영 (주말·공휴일 제외)
  • 참여 가능 주체: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시작
  • 개인 투자자의 직접 참여는 시범 기간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 예정
  • 야간 시간대 유동성은 초기에 낮을 수 있어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커질 가능성 있음
  • 거래 모니터링 및 이상 거래 감시 시스템 동시 가동

긍정적인 기대는 원화 국제화와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다. 거래 시간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편입 유인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환율 변동성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야간 거래 시간대에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급격한 환율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40원대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어서 당국의 모니터링 부담도 크다.

단기적으로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 은행 창구나 환전소의 환전 서비스 시간이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야간 시간대 환율이 형성되면서 다음 날 아침 환율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해외여행이나 외화 송금을 준비 중인 이들은 새벽 환율 변동을 챙겨볼 필요가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늘어나면서 원화 가치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십 년간 유지되던 국내 외환시장 운영 시간이 처음으로 전면 개편되는 역사적인 첫걸음이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제도가 안착할 수 있을지, 나아가 MSCI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숙원을 이루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