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오늘(1일) 코스닥 시장이 개장 30주년을 맞았다.
1996년 7월 1일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문을 연 코스닥은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숱한 위기를 넘기며 한국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코스닥은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코스닥이란 무엇인가
코스닥(KOSDAQ)은 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의 약자로, 미국의 나스닥(NASDAQ)을 모델로 설립된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주식시장이다. 대기업 위주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이 비교적 낮은 문턱으로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영 주체는 한국거래소(KRX)이며, 상장 기준이 코스피보다 완화돼 있어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라면 적자 상태에서도 상장이 가능하다. IT·바이오·게임·엔터테인먼트 등 첨단·문화 산업 기업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1996년 개장…나스닥을 꿈꾸다
코스닥이 문을 연 것은 1996년 7월 1일이다. 당시 정부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모델을 참고해 국내 벤처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전용 주식시장을 만들었다. 개장 당시 상장 종목은 수십 개에 불과했고 시가총액도 3조 원대에 머물렀다.
초기에는 인지도가 낮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벤처 육성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으로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IT 버블의 광풍과 붕괴 (1999~2001)
코스닥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시기는 1999~2000년 IT 버블이었다. 인터넷·닷컴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코스닥 지수는 1999년 말 2,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적도 없는 인터넷 기업들이 수천억 원의 시가총액으로 거래됐고 코스닥은 "한국의 나스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2000년 들어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다. 코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하며 5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코스닥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이 시기의 트라우마는 이후 오랫동안 코스닥 투자자들의 뇌리에 남았다.
침체와 재건 (2001~2010)
버블 붕괴 이후 코스닥은 긴 침체기를 겪었다. 지수는 수년간 400~600포인트 사이를 오가며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치며 코스닥은 다시 한번 급락했다.
이 시기 정부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불성실 공시 법인 퇴출 기준을 강화하고 상장 심사를 엄격히 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실기업들이 정리되고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바이오·게임이 이끈 도약 (2010~2020)
2010년대 들어 코스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게임·콘텐츠 기업들이 급성장했고,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대거 코스닥에 상장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셀트리온·에이치엘비·카카오게임즈 등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역설적으로 코스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개인 투자자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코스닥 지수는 2021년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루에만 수조 원을 쏟아붓는 광경이 연일 이어졌다.
현재: 400조 원 시장으로 성장
개장 30주년을 맞은 현재 코스닥 시장의 규모는 개장 당시와 비교가 안 될 만큼 커졌다. 상장 종목 수는 1,800개를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400조 원대에 달한다. 개장 당시 3조 원 수준이었던 시가총액이 30년 만에 10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코스닥 지수는 IT 버블 시절 고점(2,000포인트)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대비 낮은 기관·외국인 비중, 개인 투자자 쏠림 현상, 상장 기업의 낮은 배당 성향 등이 시장 성숙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닥 30년 연표
| 연도 | 주요 사건 |
|---|---|
| 1996 | 7월 1일 코스닥 시장 개장, 시가총액 3조 원 |
| 1999~2000 | IT 버블, 지수 2,000포인트 돌파 후 80% 폭락 |
| 2005 | 코스닥위원회 폐지, 한국거래소 통합 편입 |
| 2008 | 글로벌 금융위기, 지수 300포인트대까지 하락 |
| 2013~2016 | 바이오·헬스케어 붐, 셀트리온 등 대형주 등장 |
| 2020~2021 | 동학개미운동, 개인 투자자 폭발적 유입, 지수 1,000 돌파 |
| 2026 | 개장 30주년, 상장 종목 1,800개·시가총액 400조 원대 |
중소·벤처기업의 꿈을 담아 출발한 코스닥이 30년의 세월을 견뎌냈다. 버블의 광풍과 위기의 파고를 넘으며 한국 혁신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온 코스닥이 앞으로의 30년에는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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