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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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노인과 젊은 세대가 한 단지에서 따로 또 같이 생활하는 세대공존형 시니어 레지던스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기존 실버타운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주거 업계의 무게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량 은퇴와 함께 이들의 주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PwC 분석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은 사실상 취약계층과 최상위 부유층을 위한 양 극단만 형성돼 있어 일반 중간층 시니어를 위한 주거 시장은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다. 

 

기존 실버타운의 한계

기존 노인 전용 실버타운은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입주민 대부분이 노인으로 구성되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단지 전체가 함께 고령화된다. 활력 있는 커뮤니티를 원하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에게 이는 매력적이지 않다.i 

서울시 50플러스재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응답자 중 45.3%가 자녀 세대와 같은 집이 아닌 인근 거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완전히 분리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한집에 얽매이지도 않는 형태를 원하는 것이다.

 

3040 자녀 세대도 원한다

세대공존형 단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부모 세대만이 아니다. 어린 자녀를 둔 3040 세대는 육아 부담을 부모와 나누고 싶지만 그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있다. 같은 단지 안에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가 바로 세대공존형 모델의 핵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부모와 자녀 세대 모두가 세대공존형 단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 주거 형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어떻게 생겼나

최근 서울에 문을 연 시니어 레지던스 파크로쉬 서울원은 노인복지주택이 아닌 민간임대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증금 13억~15억원에 월 생활비 400만~500만원 수준의 고급형 모델로 4050세대까지 입주 대기가 줄을 서는 상황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세종시에 세대공존형 시니어타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도권에서 이주를 꺼리는 시니어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젊은 자녀 세대까지 함께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선 이미 정착 단계

일본의 도요시키다이 단지와 시바우라 아일랜드는 세대공존형 주거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싱가포르 캄풍 애드미럴티는 노인 전용 공공주택 내에 어린이집·의원·상업시설을 함께 배치해 자녀 세대가 자연스럽게 방문하도록 설계했다.

일본에서는 대학 캠퍼스 안에 시니어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모델도 활발하다. 노인 입주민이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과 동호회를 이용하고 학생들과 교류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도 부산 동명대가 이와 유사한 모델을 최초로 도입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세대공존형 시니어 레지던스가 단순한 부동산 상품을 넘어 고령화 사회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지원이 뒤따를 경우 전국적 보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