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구 삼호교 | 사진=울산시 제공
울산 구 삼호교 | 사진=울산시 제공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울산 중구와 남구를 연결하는 보행 전용 교량인 구 삼호교의 상판 일부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해 관계 당국이 긴급 통제에 나섰다. 20일 오후 8시 30분경, 울산시 중구 태화강변에 위치한 구 삼호교 중앙부 약 20m 구간이 1~2m가량 침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당국이 즉각 현장을 확인한 결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 삼호교는 1924년 건설된 울산 최초의 철근콘크리트 보행 교량으로,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 제108호로 지정돼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최근 집중호우로 태화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고 하천 유속이 강해지면서, 교각 하부의 기초 구조가 침식(세굴)된 것이 붕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직후 울산시는 보행자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교량 하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등 주변 구간에 대해서도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접근을 차단했다. 또 21일 오전에는 울산시, 중구청, 경찰, 소방본부, 문화재청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밀 안전진단을 위한 현장 점검이 실시됐다.

중구청은 “침하가 발생한 구간의 구조 안정성을 면밀히 조사한 뒤, 복구 또는 철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보존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구 삼호교는 2023년 정기점검에서 ‘C등급’(보수 필요) 판정을 받은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보강 공사가 진행됐지만, 이번 호우로 인해 구조물이 재차 위협을 받게 됐다. 특히 교량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문화재인 만큼, 단순한 보수나 철거 이상의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고는 울산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는 한편,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시민들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다리가 무너지는 걸 보니 안타깝다”, “안전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정밀진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계획을 신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히며, 당분간 구 삼호교와 인근 시설의 통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는 또한 향후 유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시 전역의 노후 교량과 구조물에 대한 전수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 삼호교는 차량 통행이 중단된 뒤 최근까지는 시민들의 산책로 및 관광 포인트로 활용되며 지역 명소 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매년 태화강 국가정원 축제 기간 중 다양한 문화 행사 무대가 설치되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사고가 복구로 이어질지, 철거를 통해 기능을 완전히 종료하게 될지는 정밀 진단 결과와 문화재청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