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서울회생법원이 3일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홈플러스가 다시 회생절차를 밟으려면 2주 안에 2000억 원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조달 실패가 결정타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지난달 24일 홈플러스와 대주주 측에 이달 30일까지 2000억 원 규모의 구체적인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시한까지 이렇다 할 조달 계획을 내놓지 못했고, 법원은 결국 회생절차 폐지로 결론지었다.
앞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은 지난 3일이었으며, 법정 최종 시한은 오는 9월 4일까지였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수정안 검토를 위해 기한을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익스프레스는 살고 본체는 흔들려
홈플러스는 회생을 위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지난달 22일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 1206억 원이 납입되며 매각 절차는 마무리됐고, 익스프레스는 NS홈쇼핑의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상품 공급이 정상화돼 매출이 회생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됐다.
문제는 대형마트 본체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발판 삼아 잔존 사업부문(대형마트·온라인·본사)의 정상화를 추진해왔지만, 핵심 관건이던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확보에 실패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전국 104개 대형마트 매장 가운데 37개 매장의 영업을 두 달간 잠정 중단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1만여 명 직원·협력업체 불안 커져
회생절차 폐지가 현실화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직원들과 협력업체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채권자들의 권리 행사가 가능해져 홈플러스의 예금계좌와 매출채권 등에 대한 가압류·가처분이 이뤄지고,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홈플러스에는 4600여 곳의 납품업체와 4000여 곳의 입점 소상공인이 얽혀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달 국회 앞에서 정부와 공적 구조조정 기관의 개입을 촉구하며 사태 해결을 호소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해 9월부터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정치권 차원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
남은 시나리오는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는 2주 안에 2000억 원을 확보해 회생절차 재신청에 나서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청산 절차로 넘어갈 갈림길에 섰다.
업계 관계자는 "알짜 자산은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이미 대부분 정리된 상태"라며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청산이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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