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김치냉장고 '딤채'로 국민적 인지도를 쌓았던 위니아가 사실상 회사 문을 닫는 수순에 들어갔다. 위니아는 지난 3월 20일 광주회생법원에 회사를 청산하는 내용의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위니아의 위기는 2023년 10월 예금·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총 445억 원 규모의 어음이 부도 처리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회생 절차 신청과 기각을 거듭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2025년 4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받은 데 이어, 5월 재신청은 기각, 7월 관할을 수원회생법원으로 옮겨 재추진했지만 또다시 기각됐다.
우여곡절 끝에 위니아는 지난해 10월 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세 번째 시도 만에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결국 회사를 청산하겠다는 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회생이 아닌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니아그룹의 붕괴는 이미 계열사 차원에서 현실화됐다.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은 지난해 6월 9일 파산 선고를 받았고, 위니아전자 역시 재도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면서 지난해 7월 파산이 확정됐다. 파산 확정에 따라 위니아전자에 남아 있던 30여 명의 근로자는 그해 7월 10일부로 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모회사인 대유홀딩스도 앞서 파산 처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종합 가전 브랜드였던 대유위니아그룹 가전 계열사가 사실상 도미노처럼 무너진 셈이다.
가장 큰 피해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위니아 노동자 250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2023년 말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실직 상태에 놓였으며, 밀린 급여는 1인당 최소 1억 원에서 최대 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니아의 전체 채권자 수는 550여 명, 채무액은 약 4000억 원 규모이며 이 중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만 400억 원에 달한다.
계열사인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소속 300여 명 직원 역시 체불 임금의 3분의 1조차 받지 못한 채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유위니아그룹 전체 계열사의 체불 임금 규모는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자산을 매각해도 이를 모두 지급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위니아는 지난해 6월 18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가 확정되며 코스닥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됐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 매각 방식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졌다. 노조 측은 '딤채' 등 유무형 자산만 넘기는 자산 매각 방식에 줄곧 반대해왔는데, 이 경우 브랜드명은 존속되더라도 현직 노동자의 고용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청산형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서 '딤채'라는 브랜드 자산만 매각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고, 정작 회사와 직원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한때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던 토종 가전 브랜드의 몰락이 국내 중견 제조업체가 처한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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