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를 공적 보험 체계 안으로 속속 끌어들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급여 등재가 두 번째 문턱에서도 성공할지 미지수다.
지난달 약가협상이 최종 결렬된 지 두 달 만에 한국릴리가 재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에는 급여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년 협상 끝 결렬…재신청으로 재도전
한국릴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마운자로의 제2형 당뇨병 적응증 신규 등재를 위해 약가협상을 진행했으나, 기한을 한 차례 연장한 끝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지난해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까지 인정받아 올해 상반기 급여 적용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만큼, 마지막 관문인 약가 협상에서 발목이 잡힌 결과는 업계에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한국릴리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재신청 의사를 밝혔다. 당뇨병뿐 아니라 비만, 수면무호흡증까지 적응증이 확대된 만큼 동일 브랜드를 유지하며 급여권 재진입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재신청을 넘어 고가 신약에 맞는 새로운 급여 산정 제도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는 이미 보험 편입 또는 약가 조정 단계
반면 해외는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국 메디케어는 7월 1일부터 파트D 가입자 대상 GLP-1 치료제를 월 50달러에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프랑스는 EU 국가 중 처음으로 중증 비만 환자에게 65% 보험 적용률을 지원한다. 스위스와 영국도 일정 기준을 충족한 환자에게 위고비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반대로 판매 규모가 예상을 크게 웃돌아 재정 부담이 커지자, 오는 8월부터 마운자로 전 규격 약가를 25% 인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급여화 자체보다는 이미 편입된 보험 재정을 관리하는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국가별 마운자로 정책 비교
| 국가 | 현재 상태 | 비고 |
|---|---|---|
| 미국 | 메디케어 파트D 시범사업 (월 50달러) | 7월 1일 시작, 18개월 데이터 축적 후 정식화 검토 |
| 프랑스 | 중증 비만 환자 65% 급여 | EU 최초, BMI 40 이상 또는 동반질환 기준 |
| 영국·스위스 | 기준 충족 환자 위고비 급여 | 비EU 국가 중 시행 |
| 일본 | 약가 25% 인하 | 8월부터, 이미 급여 편입 후 재정 관리 단계 |
| 한국 | 100% 비급여, 재신청 검토 | 협상 결렬 후 재도전, 성공 여부 불투명 |
재정 부담이 관건…"약가 이견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협상 결렬이 단순히 약가에 대한 이견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마운자로 관련 실손보험금 청구액은 출시 초기 1361만원에서 최근 12억8520만원으로 약 944배 급증했는데, 이런 빠른 사용량 증가가 오히려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 재정 부담을 우려하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경쟁 약물 오젬픽 역시 당뇨병 급여를 신청했다가 협상 단계에서 급여를 철회한 사례가 있어, 고가 GLP-1 계열 치료제의 국내 급여화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전문가들 "전면 급여보다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
전문가들은 재신청이 성공하려면 전면 급여와 전면 비급여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치료 필요성이 높은 환자부터 우선 적용하는 단계적 급여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천대 길병원 김경곤 교수는 "최소한 현재 급여가 적용되는 비만대사수술 적응증 수준만큼은 약물치료에도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남가은 교수도 "BMI뿐 아니라 동반질환과 합병증 위험, 치료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 적용 대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재신청이 이전과 다른 결과를 내려면,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건보공단을 설득할 만한 새로운 급여 기준이나 가격 조정안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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