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성기업
사진=한성기업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코스피 퇴출 위기에 놓였던 수산물 가공업체 한성기업이 개인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돈쭐' 움직임에 힘입어 위기를 모면하는 모양새다.

한성기업이 퇴출 위기에 몰린 배경에는 코스피시장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있다. 코스피시장은 지난 7월부터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지키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에 이르게 된다.

기준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한성기업 주가는 4200원에 장을 마쳤고, 시가총액은 261억원으로 새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었다. 시가총액이 300억원을 넘으려면 주가가 4835원 이상이어야 했고, 6개월 뒤 500억원으로 한 번 더 상향되는 기준까지 고려하면 8055원 이상 올라야 하는 처지였다.

한성기업이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코스피 퇴출 위기에 놓였다는 사정이 알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애국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상폐 위기 애국기업 돈쭐 내자"는 구호와 함께 제품 구매를 넘어 주식 투자를 인증하는 움직임까지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온라인 열기에 힘입어 한성기업 주가는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였고, 온라인몰에서는 관련 제품이 품절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한성기업의 저조한 시가총액 원인으로 만성적인 저평가를 지목한다. 한성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에 그치는데, 이는 현재 시가총액이 당장 회사를 청산했을 때 가치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근본적으로 퇴출 위기를 벗어나려면 기존과는 다른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한성기업 주가를 장기적으로 지키는 힘은 온라인 화력보다 매출 회복과 이익 개선"이라며 "'애국기업'이라는 명분이 상장폐지 문턱을 잠시 밀어낼 수는 있어도 근본적 해법은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도 함께 제기됐다.

한성기업 정상화의 또 다른 변수로는 승계 문제가 꼽힌다. 한성기업은 현재 오너일가 2세인 임우근 회장이 지분 16.65%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는데, 임 회장이 1948년생으로 80대를 앞두고 있어 지분 이동을 통한 승계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가가 오를수록 승계 비용이 함께 커지는 구조라, 회사 입장에서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기 쉽지 않은 딜레마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