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반도체 업계 대규모 성과급을 두고 온라인에서 나온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주장이 실제 법안으로 이어졌다. 기업 성과급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8일 근로자의 동의를 전제로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통화로 직접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며,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통화 외의 방식이 허용된다. 개정안은 여기에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를 추가하고, 통화 이외의 지급수단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은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가 동의할 경우 성과급이나 보너스 등 임금의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된다.
박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최근 대기업의 성과급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자금이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기업 성과급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박 의원은 "본 개정안은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며 "기업의 이윤 창출과 이에 따라 지급되는 보너스, 성과급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의 기반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발의는 지난 4월부터 온라인에서 확산된 논란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두 회사 임직원의 내년 초 성과급이 1인당 억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기업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니라 국민이 함께 이룬 성과"라며 성과급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하거나 국민과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1억 이상 성과급은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1년 안에 못 쓰면 국고로 환수하라"는 식의 구체적 제안까지 등장했다. 성과급이 부동산 등으로 흘러가지 않고 내수 경기 활성화에 쓰이도록 하자는 논리였다.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 반도체 업계 직원들 사이에서는 술렁이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기업이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박 의원 역시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 제도화되더라도 노사 합의나 근로자 동의 절차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역화폐 지급 주장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성과급이 비현실적이고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반박도 상당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월급도 지역화폐로 받지 그러느냐", "성과를 나누고 싶다면 주식을 사거나 입사하면 될 일이지 일괄적 분배 요구는 과도하다",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알고 있느냐"는 등의 비판적 반응도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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