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한국과 일본 판매 가격이 최대 3~4배까지 차이 나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원정 구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마운자로 제조사인 한국 릴리 측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마운자로는 완전히 같은 제품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최대 3배까지 벌어진다.
국내 의료기관의 구입 단가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 4주분 단가는 2.5mg 27만8066원, 5mg 36만9307원, 7.5mg 52만1377원, 10mg 역시 52만1377원 수준이다. 반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고시한 약가를 같은 4주분으로 환산하면 2.5mg 약 7만4000원, 5mg 약 14만7000원, 7.5mg 약 22만1000원, 10mg 약 29만4000원에 그친다. 중간도매상 마진 10%를 제외해도 한국이 일본보다 약 1.6~3.4배 비싼 셈이다.
시작 용량인 2.5mg 4주분 기준으로 보면 국내에서는 30만원 중반에서 40만원 선이지만, 일본에서는 2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1개월이면 15만~20만원, 최대 처방 가능한 3개월분이면 45만~50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져, 환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에서 구매하면 항공료를 뽑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 같은 가격 차이의 근본 원인은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100% 비급여 의약품으로, 제약사가 공급가를 얼마로 책정하든 정부가 개입할 권한이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제약사가 한국 시장 공급가를 얼마로 책정하든 비급여는 통제 밖"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마운자로 등 비만약이 공적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가격 통제를 받아, 공급가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의약품 공급가에 도매 유통 마진, 병원·약국의 운영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최종 소비자 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구조다. 반면 일본은 국가 차원의 강한 약가 통제와 함께 비만·미용 클리닉 간 경쟁이 치열해 같은 제품도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한국 릴리 측은 "국가별 가격은 각국 보험 제도와 시장 상황, 유통 구조 등을 종합해 결정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정확한 한국 시장 공급가가 얼마인지는 본사가 아닌 자신들도 알지 못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역시 "각 국가의 유통 구조와 약가 제도, 공급 물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 제품이라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비만약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국가별 가격 격차가 원정 구매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차이가 벌어지자 실제로 일본에서 약을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통해 일본 현지 처방을 받거나 여행 중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호텔로 배송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약사법상 불법 수입에 해당할 수 있다. 의약품 수입은 품목허가를 받고 수입자로 신고한 자에게만 허용되기 때문에, 자기가 쓸 목적으로 해외에서 사 오는 것도 원칙적으로 불법 수입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해외 비만약 불법 반입 시도는 넉 달 만에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국내 약가를 낮추려는 노력 없이 해외 구매만 규제하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의 높은 가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면서, 환자들이 저렴한 해외 구매를 택하려 하자 그 길만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약값을 낮추면서도 오남용 관리를 함께 강화하는 '두 갈래 전략'을 쓰고 있지만, 한국은 정작 치료가 필요한 당뇨 환자조차 비싼 가격에 방치하면서 해외 직구만 단속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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