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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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되면서 자영업자와 근로자 양쪽에서 모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사가 끝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표결로 결론이 나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수준이다.

노사는 이날 회의에서도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종안으로 근로자위원 측이 1만730원, 사용자위원 측이 1만700원을 각각 제시했고, 재적위원 27명을 대상으로 표결이 진행됐다. 그 결과 사용자안이 15표를 얻어 채택됐고, 근로자안은 11표에 그쳤다.

이번에 결정된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40시간 근무, 월 209시간 기준 223만6300원이다. 올해보다 약 7만9420원 늘어나는 수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약 66만명,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는 약 297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새 최저임금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전국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인상에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최저임금은 물론이고 여기에 따라 4대 보험, 주휴수당, 퇴직금까지 줄줄이 오를 것 아니냐"며 "정말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지금도 인건비 지출을 아끼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쪼개기 식으로 고용해왔는데, 이제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마저도 몇 명은 그만두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26개 법령에 연동돼 있어 시급 인상 이상의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인상 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카페에서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은 "일을 할 때 밥도 먹어야 하고 커피도 사 먹어야 하는데, 진짜 의식주만 해결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다른 알바생은 "물가 상승 폭도 전혀 못 따라가고 있어서 올라도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근로자는 급격한 인상이 오히려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완만한 인상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정을 둘러싼 갈등은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대립이 자영업자와 근로자 간 '을 대 을' 갈등으로 흐르지 않도록 자영업자 안전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노동부는 최저임금위원회 의결안을 넘겨받아 이의제기 절차를 거친 뒤 8월 5일까지 관보에 고시할 예정이다. 새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