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전남 목포경찰서는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29세 남성 ㄱ씨를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5월24일 목포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전기산업기사 자격시험에서 AI 안경을 착용한 채 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장비는 AI 프로그램이 탑재된 카메라와 휴대폰을 이용해 문제를 풀어 렌즈 화면에 답을 표시해 주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안경테를 만지면 연동된 AI가 문제를 풀어 답을 렌즈에 표시하는 명령어가 입력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는 부정행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스마트폰 2대를 준비해 1대만 제출하고 안경과 연동된 나머지 휴대전화는 몸에 숨긴 채 시험장에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안경테를 반복적으로 만지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감독관에 의해 결국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안경 옆을 만지면 문제를 풀어서 답을 알려달라는 명령어를 입력해놨다"며 "안경을 만지작거리는 등 행동이 이상하고 안경테가 일반 안경테와 달라서 시험 시작 2분 만에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ㄱ씨는 적발 당시 1~2개 문항만 푼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광주지검은 지난 5월 소방설비기사 자격시험에서 AI 안경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시도한 40대 응시자를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한 바 있다.
또한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같은 달 실시된 정기 기사 컴퓨터기반시험에서도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한 수험생 3명이 서울과 전남 목포 대전에서 잇따라 적발됐으며 응시 종목은 전기기사와 산업기사 등이었다. 공단은 해당 시험을 무효 처리한 뒤 경찰에 고발했으며 부정행위가 적발된 문항들은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 폐기 조치했다.
스마트글라스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음성 명령을 통한 정보 검색이나 통화 사진·영상 촬영 등이 가능하며 최근 출시된 일부 제품은 생성형 AI와 연동돼 질문하거나 대상을 촬영하면 정보를 렌즈 디스플레이에 표시해 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문제는 현행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에 전자·통신기기 사용 금지 규정은 있지만 스마트글라스가 금지 대상 기기로 명시돼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공단 관계자는 "법령상 스마트글라스를 금지 기기로 명문화하고 전자·통신기기 소지만으로도 부정행위자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파탐지기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토익 정기시험에서도 스마트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 사례가 2건 적발된 바 있어 시험 부정행위 수법이 AI 기술과 함께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감독관이 눈치채지 못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반응과 "이제 안경 하나 쓰는 것도 검사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자격증의 신뢰도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관련 규정이 정비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기술자격시험 전반에 걸친 부정행위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과 시행 시점에 대한 후속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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