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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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변호사시험을 치르던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원고 A씨가 낸 변호사시험 응시자격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6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변호사시험 도중 휴대전화를 소지·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법무부로부터 응시자격 5년 정지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지난해 7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감독관은 A씨가 시험지 밑에 휴대전화를 숨기고 지속적으로 확인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감독관이 이를 적발해 제출을 요구하자 A씨는 "영장을 가져오라"며 3~4분간 불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가 휴대전화를 흰색 종이로 감싸고 화면도 아이콘 없이 흰색으로만 설정해둔 점을 "일반적인 사용법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사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의 주장대로 단순 소지였다면 감독관의 요구에 즉시 확인시켜 주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법무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이후 법무부의 포렌식 요청까지 거절한 점도 A씨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재판부는 휴대전화에 별도의 부정 자료가 저장돼 있지 않더라도 인터넷 접속이나 애플리케이션에 저장된 자료 열람 등이 가능해 시험 부정행위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처분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변호사는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직역인 점과 변호사시험법의 입법 취지 기술 발전에 따라 부정행위 적발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등을 고려하면 법무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석사 학위 취득 후 5년 안에 최대 5차례만 응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번 처분으로 A씨는 사실상 더 이상 변호사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은 최근 법무부가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제13회와 제14회 변호사시험에서 총 4건의 중대한 부정행위를 적발해 관련자 전원에게 시험 무효와 함께 5년간 응시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적발 사례에는 스마트폰에 시험 관련 자료를 저장하고 인터넷으로 문제를 검색한 경우 손에 감춰둔 메모지로 커닝을 시도한 경우 전원을 켠 휴대전화를 문제지 아래 숨기고도 끝내 제출을 거부한 경우 등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시험 중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를 단순히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감독관의 소지품 확인 요구나 제출 지시에 불응하는 행위 자체도 부정행위에 해당하도록 변호사시험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시험관리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감독관에게 영장을 요구했다는 게 더 놀랍다"는 반응과 "예비 법조인이 이런 식으로 법을 이용하려 한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변호사시험만큼은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가고시 전반에서 전자기기 소지 자체를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