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인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으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 불꽃이 일면서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가 또다시 반복됐다. 잇따른 사고에 벌금 수준과 화재 예방법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8시 52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칼리보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 기내에서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했다. 승무원들은 즉시 소화기를 분사하고 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대응해 약 5분 만에 진압했다.
같은 항공사에서는 지난 1월 10일에도 중국 싼야국제공항을 출발해 청주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 기내에서 승객 가방 속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진압에 나섰던 승무원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는 특정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국회에 제출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적기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는 2023년 6건,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만 5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보조배터리가 발화해 기체가 전소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당시 사고조사위원회는 좌석 위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 내부에서 절연파괴가 일어나며 발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선반 위 짐칸은 밀폐된 공간이어서 한번 불이 붙으면 확산 속도가 빠르고 초기 진화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고가 반복되자 국토교통부는 관련 규정을 잇따라 강화했다. 지난 4월 20일부터는 보조배터리를 1인당 160Wh 이하 2개까지만 반입할 수 있고 기내에서 사용하거나 충전하는 행위는 전면 금지됐다. 이를 위반해 몰래 사용하다 적발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실제 화재로 이어질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
화재를 막기 위한 개인 보관 수칙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단자가 금속과 접촉해 합선되는 것을 막으려면 단자에 절연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지퍼백에 담아야 한다. 보관 위치도 중요한데 선반이 아닌 좌석 앞주머니나 좌석 아래처럼 승객이 직접 손으로 닿을 수 있는 곳에 두어야 이상 징후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리튬 배터리 화재는 일반 소화 약제로는 효과가 크지 않고 다량의 물로 냉각시키는 방식이 거의 유일한 진화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사고에서도 승무원들이 배터리를 물에 담가 확산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매번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데 대해 답답하다는 반응과 함께 반입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승객 개개인이 반입 개수 제한과 절연 보관 수칙을 지키는지가 향후 유사 사고를 줄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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