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비만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오젬픽과 위고비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GLP-1 약물 사용자와 다른 당뇨병 치료제 사용자 약 5만명의 의료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GLP-1 약물 사용자는 다른 계열 당뇨병 약물 사용자보다 탈모를 보고할 확률이 최대 6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SGLT-2 억제제와 비교한 코호트에서 GLP-1 계열 치료제의 탈모 발생률은 1천 인년당 6.91건으로 대조군 5.04건보다 높았다. DPP-4 억제제와 비교한 코호트에서는 6.53건으로 대조군 3.89건을 웃돌았다.
연구팀은 이를 환자 1천명을 1년간 추적했을 때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자에서 탈모가 6~7명 정도 추가로 발생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 위험은 증가하지만 절대적인 발생 위험 자체는 크지 않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관성의 생물학적 기전으로 급격한 체중 감소와 영양소 결핍을 지목했다. 이는 모낭 손상 없이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휴지기 탈모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탈모는 모낭이 살아있는 비흉터성 탈모로 분류됐다. 다만 연구팀은 실제로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는지 여부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 첸 펜실베이니아대 박사는 "탈모가 신체적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자존감과 삶의 질, 치료 순응도에 상당한 심리·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모 자체보다 이로 인한 치료 중단 가능성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반면 마리 스프렉클리 영국 케임브리지대 체중관리 연구원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GLP-1 약물의 혈당 조절, 체중 감량 등 입증된 이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잠재적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스프렉클리 연구원도 "의사와 환자가 이러한 잠재적 부작용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점과 부작용 사이에서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2월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된 바 있다. 위고비 등 GLP-1 약제 사용 6개월 시점에서 안드로겐성 탈모 위험이 1.62배, 12개월 시점에는 휴지기 탈모 위험이 1.76배까지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이 지난해 발표한 역학 연구에서는 여성 사용자의 탈모 위험이 남성보다 두드러졌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세마글루타이드 사용군의 탈모 발생률은 1천 인년당 26.5건으로 대조군 11.8건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GLP-1 계열 약물의 탈모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GLP-1 계열 약물은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을 억제하고 소화를 늦추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흔한 부작용으로는 구토와 변비 등이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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