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확산하고 이로 인한 불법 사금융 피해와 금품 갈취 등 2차 범죄까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권이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예방 체계를 강화한다. 교육부는 22일 금융감독원, BTF푸른나무재단, 카카오뱅크와 함께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청소년 도박 예방 및 금융피해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교육부는 오는 9월부터 전국 중·고등학교 170개교를 대상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 체험형 도박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명은 '제로라운드(0% Round)'로, 도박의 승률이 0%에 불과하다는 비합리성과 청소년 금융 피해를 주제로 구성됐다.
제로라운드는 푸른나무재단이 개발한 참여형 연극으로, 전문 연기자와 학생이 직접 상호작용하며 진행된다. 학생들은 공연을 관람한 뒤 역할 체험과 소감 발표, 토의·토론에 참여해 도박의 확률 구조와 금융피해의 위험성을 배우게 된다.
운영 학교는 지역별로 10개교씩 선정되며, 광주·전남권은 통합 운영을 위해 20개교가 선정될 예정이다. 연극은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약 4만명의 학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개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결과 참여 학생들의 도박 대처 지식 역량이 42.8%, 위험성 인식 역량이 25.1%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효과를 확인해 올해는 운영 대상을 170개교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프로그램과 함께 전국 160개 학급, 약 4000명의 학생에게는 불법도박 예방 교재도 배포된다. 교재에는 건전한 게임과 불법도박의 차이, 도박 중독 대처 방법 등 학생들의 올바른 인식 형성을 돕는 내용이 담긴다.
자녀의 휴대폰에서 불법도박 흔적을 의심할 때 부모가 확인해볼 만한 신호로는 낯선 도박 관련 앱 설치 여부, 알 수 없는 계좌로의 반복적인 소액 이체 내역, 문자나 메신저로 온 대리입금·환전 관련 대화, 그리고 갑작스러운 용돈 요구나 금전 관련 스트레스 반응 등이 꼽힌다.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뱅크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불법 도박 의심 계좌로 송금을 시도하면 이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이체를 차단하고 경고 화면을 띄우는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도박예방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5억5000만원을 후원하며, 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예방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청소년 금융 피해 및 불법 사금융 예방 정보와 금융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푸른나무재단은 도박예방교육 자료 개발 시 자문을 담당한다.
자녀가 이미 사이버도박에 노출됐거나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만 19세 미만 청소년 본인이나 보호자는 117 학교폭력 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자진신고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이 제도를 통해 신고하면 처벌 대신 상담과 치유, 피해 구제까지 통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한 경우에도 상담 과정에서 확인되면 전국 8개 권역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연계돼 신고부터 피해 회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 밖에 도박문제 전문상담(1336)은 36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1332→3번)나 경찰청(112)을 통해서도 신고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 문제는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 현장과 금융권, 민간이 함께 예방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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