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노화 자체를 치료 대상으로 삼는 항노화 신약 개발 경쟁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차바이오텍 이엔셀 알지노믹스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이 항노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며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노화를 자연스러운 생애 과정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나타난 흐름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30 성장 전략 로드맵'에서 항노화 역노화 분야 연구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당시 기업설명회에서 GLP-1 약물이 비만 치료를 넘어 염증과 신경염증 감소를 통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최근 연구 흐름을 소개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과 바이오인포매틱스 오믹스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며 인크레틴 계열 약물의 임상 프로토콜에 항노화 효능 평가 항목을 반영하고 오믹스 기반 생체 나이 측정 도구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향후 항노화 질환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바이오텍은 세포를 활용한 역노화 접근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세포 라이브러리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여성의 조기난소부전과 자궁내막 질환을 표적으로 삼는 자가 세포치료제와 동종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차바이오텍은 이미 2014년 일본에 진출해 현지 클리닉에서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와 NK세포를 활용한 역노화 재생의료 시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국내 정식 허가를 받은 치료제와는 성격이 다른 해외 시술이라는 점에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유전자 기술을 통해 세포의 노화 시계를 되돌리는 방식의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있으며 HK이노엔과 JW중외 등도 GLP-1 계열 약물을 활용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미국 턴바이오로부터 세포 리프로그래밍 플랫폼을 도입해 안구와 귀 관련 노화 질환 치료제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시장 조사에 따르면 항노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5억9000만달러에서 2031년 24억7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포 기반 역노화 치료제만 놓고 보면 시장 규모가 2035년에는 1495억달러 약 224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향후 실제 임상 과정에서 객관적인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입증해 내는 과정이 역노화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결정적인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이른바 노화 치료제 계열 약물 다사티닙과 케르세틴 병용요법 등은 해외에서 만성콩팥병과 골격 건강 알츠하이머병 등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수준이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초기 단계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라파마이신과 메트포르민 등 기존에 다른 질환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을 항노화 목적으로 재조명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항노화 표방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과 실제 임상시험을 거치는 치료제를 명확히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화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시장까지 함께 확대되는 추세이나 이들 제품이 곧바로 노화를 억제하는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소식에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용자들은 "정말 늙지 않는 약이 나온다면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거나 "아직 초기 연구 단계인 만큼 과장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노화 치료제가 실제 상용화되기까지는 기전 규명과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이라는 긴 과정이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그룹이 2030년경 항암 비만 대사성 질환을 넘어 항노화 역노화 연구로의 확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