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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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잔금대출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7만1368가구가 새로 입주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수도권 물량이 3만4575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해 나머지 분양대금을 치르는 방식을 택해왔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이 잔금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면서 일부 시중은행이 하반기 집단 잔금대출 취급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데서 비롯됐다. 단위농협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일부 상호금융권도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이유로 집단대출을 이미 중단한 상태다.

실제로 다음 달 입주를 앞둔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는 전체 2100가구 가운데 5퍼센트 수준만 대출이 가능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탄 등 다른 입주 단지에서도 협약 은행이 갑자기 잔금대출 취급을 중단하면서 수분양자들이 개별적으로 다른 금융회사를 알아봐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입주 예정자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디딤돌대출 적용을 결정했지만 은행 영업점마다 안내가 엇갈리면서 대출 상담과 접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관련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있는 제도에 맞춰 계획했는데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런 일이 생기면 황당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과거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자 실수요자 보호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앞서 총량규제로 인한 입주 차질을 막기 위해 특정 분기 취급되는 대출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고 110여개 사업장의 잔금대출 취급 정보를 공유하는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점검한 사례가 있다.

잔금대출과 중도금대출은 모두 집단대출로 분류되지만 성격은 다르다. 중도금대출은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 공정률에 따라 분양대금 일부를 미리 내기 위해 받는 대출이며 잔금대출은 입주 시점에 남은 분양대금을 치르기 위해 받는 후취담보 주택담보대출 성격을 갖는다.

만약 잔금대출이 거절됐다면 우선 시행사나 시공사를 통해 협약을 맺은 다른 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소개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다. 이어 개인 신용점수와 소득 대비 부채비율 등을 점검해 개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필요할 경우 디딤돌대출 등 정책모기지 요건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는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잔금대출을 제때 받지 못해 입주가 늦어지면 분양계약서에 명시된 연체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통상 분양계약에는 잔금 납부 지연 시 하루 단위로 연체 이자가 부과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대출 지연이 곧바로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계약할 때만 해도 대출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는데 갑자기 막히니 당황스럽다"거나 "은행마다 기준이 달라 어디를 알아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권과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세부 대책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라면 입주 지정기간이 임박하기 전 미리 협약 은행과 시행사에 잔금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대안을 준비해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