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한국 외환당국이 지난해 원화값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 280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20대 교역국 가운데 달러 순매도액 상위권 국가는 중국 1050억달러, 인도 430억달러, 한국 280억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절대 개입 규모로만 보면 한국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는 국내총생산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로 보고서에 명시됐다. 특히 연간 순매도액의 약 80%인 225억달러가 원화 약세가 심화된 2025년 4분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지난해 4분기 외환당국이 224억6700만달러를 순매도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계엄 사태 여파로 급등한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5개 분기 연속 순매도가 이어진 결과였다.
달러 순매도는 외환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여 원화 가치 하락을 막는 조치를 의미한다.
이 기간 한국은행의 선물환 순매수 포지션은 2024년 12월 170억달러에서 2025년 5월 310억달러까지 늘었다가 이후 대부분 소진돼 2025년 12월에는 13억달러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환율조작국 판단 기준은 150억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 국내총생산 3%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국내총생산의 2% 이상인 경우 등 세 가지다.
이 중 세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분석 대상이 되고 두 가지만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핵심은 한국의 사례가 환율조작과는 정반대 방향이라는 점이다. 환율조작은 자국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행위를 가리키지만 한국의 조치는 오히려 원화 약세를 막기 위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를 약세로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만 미국 정부가 문제를 삼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은 미국이 한국의 달러 순매도를 환율조작으로 판단하지 않은 이유와 직결된다.
앞서 한국 외환당국은 올해 6월에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55원을 넘어서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공동 명의로 구두 개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을 긴급 소집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거래를 통한 투기적 쏠림 현상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주식 환헤지 비율 조정 여부도 함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환율조작국으로 오해받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원화를 지키려던 조치였다니 다행"이라는 반응과 함께 "환율 방어에 쓰인 외환보유액이 앞으로도 충분한지 궁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 체제로 전환하고 9월에는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어서 원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가 환율 변동성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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