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오스본 | 사진=위키피디아
오지 오스본 | 사진=위키피디아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록 음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렸던 오지 오스본이 2025년 7월 22일, 향년 7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보컬로 시작해 이후 솔로 활동으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던 그는 수년간의 파킨슨병 투병 끝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본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지는 오늘 아침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며 “그의 삶을 추모해주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어둠의 군주”, 그가 남긴 음악 유산

오스본은 1948년 영국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 1968년 결성된 블랙 사바스를 통해 ‘헤비 메탈’이라는 장르를 대중 앞에 선보였다. 1970년 발표한 데뷔 앨범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사운드와 철학적 가사로 음악계에 반향을 일으켰고, ‘Paranoid’, ‘Iron Man’, ‘War Pigs’ 등은 지금까지도 전설적인 곡으로 꼽힌다.

1979년 밴드에서 탈퇴한 그는 이후 솔로 아티스트로 전환해 ‘Crazy Train’, ‘Mr. Crowley’, ‘No More Tears’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총 13장의 정규 솔로 앨범을 통해 그는 약 1억 장에 이르는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록앤롤 명예의 전당과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에 동시에 헌액된 몇 안 되는 인물로, 음악사에 남긴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는 평가다.

병마와 싸우며 선 마지막 무대

2019년, 그는 파킨슨병 진단 사실을 공개했고 이후 수차례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반복해왔다. 공연을 중단하고 활동을 줄였던 그는 2025년 7월 5일, 고향인 버밍엄에서 열린 자선 공연 ‘Back to the Beginning’에 모습을 드러내 마지막 무대를 가졌다. 당시 그는 휠체어 대신 특수 제작된 ‘박쥐 왕좌’에 앉아 ‘Crazy Train’을 열창했으며, 현장을 찾은 수천 명의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그의 고별 무대를 함께했다.

이날 공연은 사실상 오스본의 마지막 공식 석상이 됐다. 공연 이후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이내 회복되지 못하고 가족 품에서 삶을 마감했다.

세계 각국에서 쏟아진 애도 물결

오스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음악계는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블랙 사바스의 기타리스트 토니 아이오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형제 같았던 친구를 잃었다. 오지는 언제나 나의 영감이었다”고 추모했으며, 엘튼 존은 “진정한 선구자였고,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록스타였다”고 회상했다. 영화배우 제이슨 모모아, 퀘스트러브, 메탈리카의 제임스 헷필드 등도 각각의 방식으로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오스본의 고향 클럽인 아스톤 빌라 FC는 “우리 도시의 전설, 오지 오스본을 기억한다”는 글과 함께 경기장에서 묵념을 진행했으며, MTV는 그의 전 생애를 조명한 추모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파격과 상징, 오스본이라는 문화

오스본은 ‘Prince of Darkness(어둠의 왕자)’라는 별명처럼, 무대에서의 기행과 도발적인 언행으로 늘 주목을 받았다. 한때 살아 있는 박쥐의 머리를 무대에서 물어뜯는 퍼포먼스를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고, 음울한 상징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적극 활용해 기성세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록이라는 장르의 표현 자유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오스본은 이후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의 원천이 됐다. 특히 2002년부터 방영된 MTV 리얼리티 쇼 <The Osbournes>는 음악인이 아닌 가족 중심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파격적인 콘텐츠로, 리얼리티 방송의 지형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시대의 끝, 그러나 유산은 남는다

오지 오스본의 죽음은 단순한 스타의 별세를 넘어, 하나의 시대가 저문 것을 의미한다. 그는 한결같이 음악과 대중, 그리고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었으며, 투병 중에도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록 팬들은 그의 노래를 틀고, 그의 무대를 다시 보고 있으며, 오스본이라는 상징은 계속해서 살아 숨 쉬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헤비 메탈의 황제’. 오지 오스본은 갔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