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올해 상반기 백화점 매출이 20% 넘게 급증한 반면 대형마트는 7% 넘게 감소해 유통업계 내 업태별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2026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발표하며 온·오프라인 주요 유통업체 26곳(오프라인 15개·온라인 11개)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채널별로는 오프라인 매출이 6.2%, 온라인 매출이 8.1%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이번 매출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소비심리 개선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꼽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97에서 107로 올랐고 외국인 관광객 수는 883만명에서 107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이른 더위까지 겹쳐 계절 상품 소비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백화점은 명품 소비 확대와 외국인 특수, 체험형 매장 재편 효과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1% 급증하며 오프라인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편의점도 지난해 상반기 1.0% 감소에서 올해 3.7% 증가로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형마트 매출은 7.3% 감소하며 2024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고 SSM 역시 6.6% 줄어 지난해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두 업태 모두 주력 상품인 식품 판매 부진이 장기 침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형마트의 시장 영향력 축소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주요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5.1%에서 올해 6월 7.5%로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오프라인 매출만 놓고 봐도 백화점이 15.9%, 편의점이 14.1%를 차지한 반면 대형마트는 8.5%, SSM은 1.9%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의 핵심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변화가 자리한다. 상반기 온라인 식품 매출은 11.0%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식품 매출은 0.5% 감소했다. 온라인 유통이 식품을 중심으로 생활형 장보기 채널로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9.6%까지 확대됐다. 이는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 비중이 52.1%에서 60.4%로 늘어난 것과 맞물린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마트가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강화와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형 공간 전환 등 다각도의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채널 이동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과 명품 라인 확대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은 특히 백화점과 면세 성격의 소비를 동반한 편의점 업태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명동과 강남 등 주요 상권 백화점 매장에서는 외국인 고객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양극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백화점은 하반기 정기세일과 겨울 시즌 명품 소비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와 신선식품 차별화 전략으로 반등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장 보러 마트 가는 일이 확실히 줄었다"는 반응과 함께 "백화점은 명품 사러 가는 곳이 됐고 장보기는 이제 온라인이 편하다"는 소비 패턴 변화에 대한 공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온라인 장보기 선호가 구조적인 변화로 자리 잡은 만큼 대형마트와 SSM이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사업 전환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