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폭염특보가 확대된 이후 하루 평균 화재 발생 건수가 14.4% 급증하면서 소방청이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청은 28일 오후 2시를 기해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기상청이 지난 27일 오후 3시 폭염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폭염특보 발효 지역을 확대한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실제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폭염특보 발효 직전인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하루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84건이었지만 특보가 발효된 10일부터 27일까지는 하루 평균 96.1건으로 늘어 1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은 냉방기기 사용 증가와 노후 전기설비의 과부하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화재위험경보는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운영되며 이번 경계 단계 발령은 폭염과 전기화재 위험이 동시에 커진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특히 최근 5년(2021~2025년)간 여름철(6~8월) 화재는 연평균 8828건 발생해 연간 전체 화재의 약 23.1%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가 평균 35%에 달했다는 점도 이번 경보 발령의 배경이 됐다.
전기화재가 여름철에 급증하는 이유는 냉방기기 사용 패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연속으로 가동하면 실외기와 전선에 열이 축적되기 쉽고 여기에 노후한 전기설비가 결합하면 화재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정에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부분은 멀티탭이다. 하나의 멀티탭에 에어컨과 냉장고, 선풍기 등 여러 냉방·가전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문어발식' 사용은 과부하로 인한 화재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플러그는 콘센트에서 뽑아두고 멀티탭 자체가 뜨거워지거나 변색되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 실외기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실외기 주변에 먼지나 낙엽, 종이류 등 가연성 물질이 쌓여 있으면 열기와 만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기적으로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실외기를 좁은 공간에 방치하거나 통풍이 안 되는 곳에 설치한 경우 열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전선과 콘센트 상태 점검도 필수 항목이다. 오래된 콘센트나 피복이 벗겨진 전선은 접촉 불량으로 스파크를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노후 주거시설의 경우 전기설비 자체의 노화로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콘센트나 플러그 주변이 미열이 아닌 뜨거운 열감이 느껴진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교체해야 한다.
소방청은 이번 화재위험경보 발령과 함께 폭염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데 따라 오는 9월 30일까지 '폭염119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온열질환과 전기화재 위험에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지속되는 폭염 속에서 냉방기기 과다 사용과 노후 전기설비의 결합은 전기화재 위험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며 "멀티탭 과부하, 문어발식 전기 사용 등은 반드시 피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전원은 콘센트에서 분리하는 생활습관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놓다 보니 실외기 관리는 신경도 못 썼다"는 반응과 함께 "멀티탭에 이것저것 다 꽂아 쓰고 있었는데 오늘 당장 정리해야겠다"는 다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만큼 가정과 사업장에서는 냉방기기 사용 습관을 다시 점검하고 노후 전기설비가 있다면 전문가를 통한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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