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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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정부가 실시한 농지 전수조사 결과 조사 대상 농지의 27%인 284만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것으로 분류돼 다음 달부터 현장 중심의 심층조사가 시작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5월 18일부터 이달 29일까지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농지 취득 목적과 실제 이용 실태가 일치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농지 전수조사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기본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필지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 결과 전체 대상 필지의 27.0%인 284만필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면적으로는 약 30만㏊에 해당한다. 이는 행정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된 결과로 한 필지가 여러 위반 유형에 중복 포함된 경우는 제거해 산출한 수치다.

위반 의심 유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적법한 절차 없이 농지를 빌려주거나 빌린 것으로 의심되는 불법 임대차 사례가 2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단 휴경 의심이 11.6%,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한 것으로 보이는 불법 전용 의심이 9.0%, 농지 소유 자격을 제한한 규정을 위반한 소유 제한 위반이 1.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을 제외할 경우 세종과 제주, 강원 순으로 위반 의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수도권은 이번 기본조사 결과와 별개로 투기 우려가 큰 지역 특성상 전체 농지가 이미 심층조사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다.

여기서 정부가 강조하는 부분은 27%라는 수치가 곧바로 불법이 확정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기본조사는 행정정보를 활용해 위반 가능성이 있는 농지를 선별하는 단계이며 실제 위반 여부는 다음 달부터 진행되는 심층조사를 통해 가려진다.

농식품부는 31일까지 기본조사를 마무리하고 8월 1일부터 심층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심층조사 대상은 이번 기본조사에서 파악된 위반 의심 농지(30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수도권 전역, 외국인 소유 농지, 경매 취득 농지 등 기존 9대 위험군(56만㏊)을 더한 10대 위험군으로 총 78만㏊에 이른다. 이는 조사 대상 전체 면적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심층조사는 현장조사와 보완조사로 나눠 진행된다. 현장조사에서는 공무원과 민간 조사원이 위반 의심 농지를 직접 방문해 비닐하우스나 버섯재배사 등 시설물 내부에서 실제로 영농이 이뤄지고 있는지, 실제 경작 여부와 이용 실태를 확인한다. 특히 이번 심층조사에는 공익직불제와 농업경영체 실경작 조사 경험이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처음으로 투입돼 투기 위험 농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보완조사에서는 서류만으로 확인이 어려운 임대차 관계 등을 마을 이장이나 주민이 참여하는 문답·탐문조사 방식으로 보완한다. 산이나 섬처럼 현장 접근이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은 드론과 항공사진, 위성영상 등을 활용해 조사하며 투기 소지가 큰 경기도의 경우 전체 농지를 드론으로 촬영해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고령 농업인의 불가피한 휴경 등에 대해서는 계도 중심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심층조사를 통해 실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분 의무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하고 투기 관련 사안이 드러날 경우 형사 고발 등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경작을 위한 생산 기반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농지법 위반 의심 비율이 4필지 중 1필지에 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진행될 심층조사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농업인이나 관련 종사자라면 자신의 농지가 심층조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임대차 계약이나 실경작 여부에 문제가 없는지 사전에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층조사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조사 결과에 따른 행정조치와 처분 여부는 향후 단계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