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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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8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기업과 연간 건설공사금액 1200억원 이상 건설사업주는 하청·협력업체 근로자의 사망사고 현황을 포함한 안전보건 정보를 매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올해 2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위임한 세부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안전보건공시제와 중대재해처벌법은 자주 혼동되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제도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사후 제재 성격의 법인 반면, 안전보건공시제는 사고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기업이 평소 안전보건 관리 현황을 매년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공개 제도다. 처벌보다는 기업의 자율적인 산재 예방 노력을 유도하고 근로자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시 대상은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주와 연간 건설공사금액 1200억원 이상인 건설사업주, 그리고 공공기관과 지방공사·지방공단까지 포함된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매출액이 아닌 연간 시공 규모가 기준이기 때문에 상시근로자 수와 무관하게 사실상 중견 이상 건설사 대부분이 이번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공시 항목에 원청 소속 근로자뿐 아니라 하청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사망사고 현황까지 포함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공기관이나 지방공사·지방공단이 발주한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도급인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사망 현황도 추가 공시사항으로 규정됐다. 산재 현황 집계 범위도 넓어져 직접고용 노동자뿐 아니라 1차 하청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노무제공자)까지 포함된다.

기업이 매년 공시해야 하는 구체적인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안전보건관리체제(전담조직 운영 현황 및 관리체계의 적정성)
  • 산업재해 발생 현황(사고와 업무상 질병 포함, 정량적 공시)
  • 전년도 안전보건 활동 실적 및 해당 연도 안전보건 활동 계획
  • 안전보건에 관한 투자 실적
  • 산업재해 재발방지 대책과 이행계획

공시 시기와 위치는 매년 1회로 규정돼 있으며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관련 시스템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에게는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험성평가 관련 제재도 함께 신설됐다. 위험성평가 실시 의무를 위반하면 1차 위반 시 500만원, 2차 7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가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다만 위험성평가 과태료 규정은 안전보건공시제와 시행 시기가 다르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7년 1월 1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며 안전보건공시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관련 규정만 8월 1일부터 우선 시행된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 의무화도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 대상 사업장에서만 근로자대표가 감독관을 추천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전체 사업장으로 범위가 확대돼 중소 건설현장에서도 감독관 추천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안전보건개선계획을 명할 수 있는 사업장 범위도 넓혀 최근 1년 내 화재·폭발·붕괴 등 산업재해가 2회 이상 발생한 사업장을 새롭게 포함시켰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공시제가 실질적인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공사금액 1200억원이면 매출 기준보다 훨씬 넓게 잡힐 수밖에 없어 웬만한 종합건설사는 다 걸리는 기준"이라며 "관계수급인 사고까지 공시하게 되면 협력업체 관리 책임 논란으로 번질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하도급 구조가 중층화된 건설현장 특성상 관계수급인 사망사고 공시가 시공능력평가나 발주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안전보건공시제가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투자와 채용, 수주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상 기업이라면 첫 공시 시기와 구체적인 공시 절차를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나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