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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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수족구병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며 12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장마철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 장염을 일으키는 장관감염증 환자도 일주일 사이 40%를 넘게 늘어나면서 여름철 감염병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30주차인 7월 19일부터 25일까지 표본감시 의료기관의 수족구병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6.1명으로 나타났다. 수족구병 의사환자 분율은 18주차 0.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12주 연속으로 증가한 것이며, 21주차 2.3명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약 16배 늘어난 수치다. 전주였던 31.0명과 비교해도 5.1명이 더 늘었고, 27주차 19.4명과 비교하면 4주 만에 86%가 급증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영유아기에 해당하는 0~6세의 감염 위험이 훨씬 두드러진다. 학령기인 7~18세의 의사환자 분율은 9.2명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0~6세 영유아의 의사환자 분율은 48.3명에 달해 학령기 아동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런 차이는 영유아일수록 손씻기 등 위생 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어린이집이나 키즈카페처럼 밀접 접촉이 잦은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족구병은 주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환자의 대변이나 침·가래·콧물, 수포에서 나오는 진물 등에 직접 접촉하거나 오염된 물건을 만질 때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발열과 인후통, 식욕부진이 먼저 나타난 뒤 1~2일이 지나면 입안과 손·발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손과 발, 입안에 작은 물집이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이름도 수족구병으로 붙여졌다.

부모가 가장 궁금해할 부분은 언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원을 중단해야 하는지다. 질병관리청은 수족구병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병의원 진료를 받고 발병 후 최소 1주일간은 등원과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보다 정확한 기준은 손과 발, 입안의 물집이 완전히 아물 때까지로, 이 시기까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는 물론 수영장과 워터파크, 키즈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도 피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전파력이 강한 질환인 만큼 물집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면 다른 아이들에게 쉽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3~4일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고 7~10일 안에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드물게 뇌막염이나 뇌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고열이 지속되거나 심한 무기력증을 보이거나, 구토를 반복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 또한 물을 잘 마시지 못해 소변량이 크게 줄어드는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신속하게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수족구병 예방을 위해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자주 만지는 장난감과 문 손잡이 같은 공용물품 소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부도 함께 나왔다. 수족구병은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따로 없어 이 같은 위생관리가 사실상 유일한 예방법이다.

같은 기간 장관감염증 환자도 급격히 늘었다. 30주차 장관감염증 환자는 1084명으로 전주 768명 대비 41.1% 증가했으며, 올해 누적 신고 환자는 68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23명보다 23.5% 늘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은 장관감염증이 흔히 통칭되는 '식중독'과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관감염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원충 등 다양한 병원체에 의한 장 감염을 통칭하는 법정감염병 분류이며,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한 뒤 발생하는 급성 위장관 증상을 가리키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즉 장관감염증은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병원체 감염을 포함하지만, 식중독이라는 표현으로 모든 장관감염증을 대체해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지난주 장관감염증 감염 경로를 나눠보면 세균성 감염증이 760명으로 전체의 70.1%를 차지했고, 바이러스성 감염증이 322명으로 29.7%, 나머지 2명은 원충에 의한 감염이었다. 세균성 감염증 가운데는 캄필로박터균 감염증이 365명으로 전주 178명보다 105.1%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병원성대장균 감염증은 46.7% 증가한 198명,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41.9% 늘어난 176명으로 집계됐다. 바이러스성 감염증 중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39.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장관감염증은 여름 장마철 고온다습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캄필로박터균은 덜 익힌 육류, 특히 가금류와 비살균 유제품,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며 세척이나 손질 과정에서 조리도구를 통해 교차오염이 발생하기 쉽다. 감염되면 1~10일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와 복통, 발열이 나타나고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오염된 계란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식재료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교차오염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많아 계란은 껍질이 손상되지 않은 제품을 냉장 보관하고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앞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장관감염증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같은 음식을 먹은 2명 이상이 설사나 구토 등 의심 증상을 보이면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수족구병이 가을까지 유행을 이어가는 특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환자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6.4명, 코로나19 입원환자도 21명 수준을 유지하는 등 호흡기 감염병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수영장과 워터파크, 키즈카페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영유아를 동반한 가정에서는 손씻기와 개인위생 관리에 한층 더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