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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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사이 125.4원 떨어지며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원화 절상률을 기록했다. 환율 하락으로 해외여행이나 유학, 직구를 계획한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시중은행 달러예금은 오히려 늘어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24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6월 말 1549.4원보다 125.4원 낮아진 수준으로, 7월 한 달간 원화 가치가 8.81% 오른 것이다. 여기서 환율 하락과 원화 강세는 같은 현상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같은 1달러를 사기 위해 필요한 원화가 줄었다는 뜻으로, 원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번 8.81%의 월간 절상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 변동성이 극심했던 2009년 3월(10.88%)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2009년 3월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시기로, 이례적인 변동성이 나타난 예외적 국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7월의 절상 폭이 얼마나 가팔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하락은 그동안 이어져온 원화 약세 흐름과 정반대되는 움직임이어서 더욱 두드러진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 30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50원을 넘어서며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 15일부터 3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는 등 원화 약세가 장기간 지속됐다. 7월 1일에도 환율은 1555.8원까지 오르며 1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즉 7월 초까지 이어지던 원화 약세가 한 달 사이 완전히 방향을 바꿔 급격한 강세로 전환된 셈이다.

원화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급격히 강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에 따른 달러 자금과 수출대금 등 대규모 달러 물량이 시장에 유입된 점이 꼽힌다. 이런 달러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율 하락 국면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이다. 주요 은행의 개인 달러 매수액은 전월보다 74% 늘었고, 달러예금도 57억89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환율이 떨어지면 보유하던 달러를 팔아 원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환율이 낮아진 시점을 저가 매수 기회로 여겨 달러를 사들이는 개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개인 달러예금은 5~6월 감소세를 보이다 7월 들어 증가로 전환했으며, 은행권 달러예금은 4월 30억5400만달러, 5월 11억7200만달러, 6월 20억5600만달러 늘어난 데 이어 7월에도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환전이나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라면 몇 가지 실용적인 방법을 참고할 만하다. 환전수수료는 은행 영업점보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이나 환전 전용 앱을 이용할 때 우대율이 높은 경우가 많아 비교해보는 것이 유리하다. 환율은 단기간에도 등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여행 경비 전체를 한 번에 환전하기보다 필요한 금액을 여러 차례에 나눠 환전하는 분할 환전 방식이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런 방법이 반드시 더 낮은 가격에 환전할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번 원화 강세가 앞으로 더 이어질지, 다시 약세로 돌아설지는 전망하기 어렵다. 환율은 국내외 금리 정책과 수출입 동향, 외국인 투자 흐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 있는 만큼, 환전이나 달러 자산 매수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특정 시점의 환율 수준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본인의 자금 사용 목적과 시기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