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72년 동안 유지돼온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오는 10월 2일부터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가동된다. 고소나 고발을 준비하는 시민이라면 앞으로 사건이 어떤 기관을 거쳐 처리되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동안 유지돼온 검찰의 수사권이 이번 개정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를 규정한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를 아예 삭제했고, 그동안 검사에게 남아있던 보완수사권도 폐지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동시에 출범하는 시점에 맞춰 시행된다. 앞서 이 두 기관을 신설하는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찰개혁의 큰 틀이 마련됐고,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세부적인 수사 절차까지 새로운 체계로 정비된 것이다.
새 체계에서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검찰의 역할이다. 앞으로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고 기소와 공소 유지 업무만 전담하게 된다. 실제 수사는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새로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 그리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눠 맡는 구조로 바뀐다. 이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를 전담해 수사하며, 나머지 대다수 형사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앞서 입법예고 단계에서는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공직자·선거·대형참사를 포함한 9대 범죄로 설정됐다가, 여당 내 의견을 반영해 최종적으로는 6대 범죄로 축소됐다.
여기서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할 대목은 경찰이 사건을 조사한 뒤 검찰이 직접 다시 수사할 수 있는지 여부다. 결론적으로 앞으로는 이런 방식의 재수사가 불가능해진다. 기존에는 경찰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새 체계에서는 검사에게 이런 직접 수사 권한이 완전히 사라진다. 대신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권한만 갖게 되며, 이 요구는 대상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서면으로만 할 수 있다. 즉 검사가 직접 조사실에 들어가 재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문서를 통해 경찰에 특정 부분을 다시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정해진 기한 안에 이를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한 달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사안이 복잡하거나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한 달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이 기한 규정은 수사·기소 기관이 서로 서류만 주고받으며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핑퐁 수사'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마련됐다.
이 대목에서 짚어야 할 우려도 존재한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되고 서면 요구만 가능해지면서, 경찰과 검찰(공소청) 사이에 서류가 오가는 과정에서 사건 처리 기간이 오히려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절차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며, 이번 개정안에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완수사 이행 기한을 법으로 명문화하는 보완책이 담겼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에도 새로운 견제 장치가 도입된다. 검사의 자의적인 기소권 행사를 막기 위해 각 지방법원에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공소심의회'를 신설해 사회적 이목이 쏠린 중요 사건의 기소 여부를 심의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 과정에서 제시됐다. 이는 검사 한 사람의 판단에만 기소 여부를 맡기지 않고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법 신뢰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 10월 2일 제도 전환 시점을 걸쳐 있는 경우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실무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이미 검찰이나 경찰 단계에서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건의 경우, 시행일 전후로 어느 기관이 사건을 이어받아 처리하게 되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이행 규정이 하위 법령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고소·고발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사건이 진행 중인 당사자라면 담당 수사기관이나 법률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사건이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혼선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번 개정에 대해 여당은 권력기관 간 상호 견제를 확립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지만, 야당은 수사 공백과 국민 불편을 키우는 개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까지 남은 두 달여 기간 동안 세부 시행령 정비와 인력 재배치, 실무 혼선을 줄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지가 이번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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