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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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지난달 30일부터 과거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했거나 받다가 수급권을 잃은 사람이 이후 소득이나 재산이 변동돼 기준을 다시 충족하게 되면, 별도의 신청서를 내지 않아도 신청한 것으로 처리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다만 이 제도는 탈락자 전원에게 자동으로 연금이 지급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짚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기초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관련 시스템인 행복이음 개편을 거쳐 이달 30일부터 이른바 '간주신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은 기초연금을 신청했다 탈락한 어르신이 나중에 소득이나 재산 상황이 바뀌어 수급 자격을 다시 갖추게 되더라도, 이를 본인이 직접 인지하고 신청서와 소득·재산 신고서, 금융정보 제공 동의서 등 서류를 새로 준비해 재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번 제도는 이런 반복적인 서류 제출 부담을 줄이고 정보를 알지 못해 혜택을 놓치는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제도의 핵심 대상은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신청해둔 사람이다. 수급희망 이력관리는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소득·재산 기준 초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다음날부터, 혹은 받다가 수급권을 상실한 경우 자동으로 관리가 시작돼 이후 5년 동안 매년 소득·재산 조사를 실시해 수급 가능성이 확인되면 재신청을 안내해주는 기존 제도다. 이번 개정은 바로 이 이력관리 대상자 중 수급 가능성이 확인된 경우, 기존에는 안내만 하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별도의 재신청 절차 없이 곧바로 신청한 것으로 간주해 조사를 진행하도록 바꾼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적용 대상의 범위다. 이번 자동 간주 혜택은 과거 기초연금 신청 이력이 있으면서 수급희망 이력관리까지 등록해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즉 기초연금을 한 번도 신청한 적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이번 제도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이 경우 여전히 본인이 직접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하거나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통상 기초연금을 처음 신청할 때 신청서의 '수급희망 이력관리' 칸에 함께 체크해두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에 이를 체크하지 않고 탈락한 어르신이라도 지금이라도 신분증을 지참해 가까운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면 이력관리 서비스만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

간주신청이 적용되는 실제 절차는 이렇게 진행된다. 국민연금공단이 수급희망 이력관리 신청자들의 최신 소득·재산 자료를 정기적으로 조회해 수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어르신에게 이 사실을 안내하고 별도 서류 없이 기존에 제출했던 인적사항과 소득·재산 자료를 활용해 자격 조사를 진행한다. 이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최종적인 소득·재산 조사를 거쳐 실제 기초연금 수급자 해당 여부를 확정해 통지하는 방식이다. 즉 소득·재산 조사라는 실질적인 심사 절차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며, 다만 그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어르신이 직접 서류를 들고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 이번 개정의 실질적인 의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급희망 이력관리 대상 가운데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어르신은 6만7000명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3만8000명은 아직 실제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를 알지 못했거나 과거 탈락 경험 때문에 다시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 섞여 있었던 셈이다. 이번 제도는 이런 미신청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부모님을 대신해 이번 제도를 챙기려는 자녀라면 몇 가지를 확인해두면 도움이 된다. 우선 부모님이 과거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 당시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함께 신청해뒀는지를 국민연금공단 대표번호(1355)나 관할 주민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약 과거 탈락 경험은 있지만 이력관리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해 이력관리를 새로 등록할 수 있으며, 한 번 등록하면 5년간 유지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국민연금공단이나 주민센터를 사칭해 개인정보나 계좌번호, 수수료를 요구하며 "대신 신청해주겠다"거나 "돈을 내면 빨리 받게 해주겠다"는 식의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요구에는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 실제 국민연금공단이나 지자체는 신청 과정에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으며, 확인이 필요하다면 사설 전화가 아닌 공식 대표번호나 보건복지상담센터(129)로 직접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모님 휴대전화나 집 전화로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에서 걸려오는 연락을 놓치지 않는 것이 이번 제도의 혜택을 받는 첫걸음이다. 다만 이런 연락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연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며, 이후 진행되는 소득·재산 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 수급 여부와 금액이 결정된다는 점을 함께 알아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