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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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71만명을 넘어서고 이들이 국내에서 쓴 신용카드 지출액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며, 방한 관광 시장이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99만3128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3.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1~6월 누적 방한객은 1071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늘었다. 시장별로는 중국이 65만명(전년比36.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일본(35만명), 대만(22만명)이 뒤를 이었으며, 미주·구주·동남아 주요국까지 특정 시장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지출액의 증가 속도다.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지출액은 10조3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6559억원)보다 50.8% 급증했다. 이는 방문객 수 증가율(21.3%)의 2.4배가량 가파른 상승 폭으로, 월별로 보면 5월에 2조122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6월에도 2조544억원을 유지해 두 달 연속 2조원대를 이어갔다. 상반기 누적 지출액 10조원 돌파 시점도 지난해 9월보다 약 3개월 앞당겨졌다.

이런 외화 유입 증가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국내 관광수지에도 전환점이 됐다. 2025년 내내 월 -5억~-14억달러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던 관광수지는 2026년 3월 흑자로 돌아선 뒤 5월까지 3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 관광의 확산도 뚜렷한 성과로 꼽힌다. '2026년 2분기 외래관광객조사' 결과 방한 외국인의 서울 외 지역 방문율은 지난해 2분기 31.4%에서 올해 34.2%로 2.8%포인트 높아졌고, 여행 만족도도 89.8점에서 90.5점으로 함께 상승했다. 입국 경로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데, 6월 한 달간 경남 김해와 대구, 제주, 충북 청주 등 지방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39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2.5% 늘어나며 서울 집중 관광 흐름이 점차 지방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성수동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가장 좋았던 방문지'를 묻는 조사에서 성수동을 꼽은 비율은 지난해 1분기 3.8%에서 올해 1분기 7.2%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경복궁 등 전통 관광지가 6~7%대의 선호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팝업스토어와 K패션·뷰티 상권이 밀집한 성수동이 '한국인의 지금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각광받으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는 단체 패키지 중심에서 개별여행(FIT) 중심으로 관광 형태가 바뀌면서, 대기업 면세점에 쏠렸던 소비가 음식점·카페·로드숍 등 골목상권 전반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체류 기간과 지출 단가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평균 체류 기간은 2024년 6.7일에서 2026년 1분기 6.1일로 점차 짧아졌지만, 항공료를 제외한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액은 같은 기간 약 33만원(228.1달러)에서 약 37만원(252.9달러)으로 오히려 11%가량 늘었다. 병원·미용 분야 사전 예약률이 7.1%에 달하는 등 피부과·에스테틱 같은 한국인의 일상 미용 케어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는 고부가가치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한국 관광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이를 지속시키려면 현장 수용태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외국어 지도 서비스 부족과 해외 간편결제 제한, KTX·고속버스 예약의 불편함이 개별 관광객의 지역 이동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며, 일부 관광지의 바가지요금 논란과 지역 관광상품을 기획할 전문인력 부족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