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경찰이 그동안 범칙금만 부과하던 안전띠 미착용과 방향지시등(깜빡이) 미점등 행위에 벌점을 새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10월부터는 사고 다발 지점과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에 나서고, 안전띠 착용 여부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무인단속 장비 도입도 검토한다.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착한 운전'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범칙금만 부과되는 좌석 안전띠 미착용, 이륜차 및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모 미착용, 방향 전환·진로 변경 시 신호 불이행(방향지시등 미점등) 행위에 각각 벌점 10점을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난달 20일 국가경찰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다. 다만 시행규칙 개정과 벌점 부과가 실제로 시작되는 정확한 시점은 입법예고와 후속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경찰이 처벌 강화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뚜렷한 통계적 근거가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안전띠나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사고 치사율은 착용했을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행위 역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닌데, 최근 3년간 교통법규 위반 공익신고 접수·처리 건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유형이 방향지시등 미사용이었다.
특히 뒷좌석 안전띠 문제는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457명 가운데 안전띠를 매지 않아 숨진 사람은 87명으로 19.0%를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사망자 95명 중 27명(28.4%)이 안전띠 미착용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나, 최근 3년 평균보다 9.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는 경남 진주 남해고속도로 나들목 인근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은 탑승자 2명이 타고 있던 차량이 가드레일에 부딪히면서 차 밖으로 튕겨 나가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우선 오는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두 달간 홍보·계도 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교통안전공단,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과 함께 현장 캠페인을 진행하고 방송과 라디오, 교통방송 등을 통한 공익광고도 내보낼 예정이다.
이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석 달간은 본격적인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 사고 다발 지점과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 위험 구간을 중심으로 현장 단속을 벌이는 한편, 음주단속이나 출퇴근길 교통관리 과정에서도 안전띠 착용 여부를 함께 확인할 방침이다.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보완책도 함께 추진된다. 경찰청은 속도위반 무인단속 카메라처럼 차량 앞면을 촬영해 운전석과 조수석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 여부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무인단속 장비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장비는 시범 운영을 거쳐 정식 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현재 검토되는 촬영 방식은 차량 전면을 통해 앞좌석 탑승자를 확인하는 구조여서, 뒷좌석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 여부까지 이 무인단속 장비로 잡아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서영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단속만으로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안전띠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방향지시등을 켜는 습관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특히 뒷좌석 안전띠 문제와 관련해 "사고가 나면 뒷자리 탑승자까지 튕겨 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안전띠 미착용 시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를 확대하고 캠페인으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안전띠가 느슨하거나 꼬이지 않도록, 정확한 위치에 오도록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로 앞으로는 안전띠나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진로를 변경하다 적발되면 기존 범칙금에 더해 벌점 10점까지 함께 부과될 전망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벌점이 누적될 경우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오는 10월 집중 단속이 시작되기 전 두 달간의 계도 기간을 활용해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다시 한번 점검해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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