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정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를 '보유 주택 수' 중심에서 '거주 여부와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실거주 1주택자는 시가 약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까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비거주 주택이나 초고가 주택은 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우리 집도 종부세 대상인가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과세 대상 여부다. 현재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시가 약 16억원) 초과인데, 내년부터는 공시가격 14억원(시가 약 20억원) 초과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실거주 1주택자 중 공동주택 기준 과세 대상 비율은 전체의 상위 3.1%(약 48만7000호)에서 2.3%(약 36만3000호)로 줄어들 전망이다. 즉 시가 20억원 이하 집 한 채에 실거주하고 있다면 내년부터는 종부세를 아예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여기서 핵심 변수는 '실거주 여부'다. 1세대 1주택자라도 그 집에 실제로 살지 않는 경우라면 기본공제가 현행 12억원에서 오히려 9억원으로 줄어든다. 거주 주택과 비거주 주택을 함께 보유한 경우에는 기본공제 중 4억원만 우선 인정하고, 나머지는 전체 주택가액에서 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적용받는다.
시가별로 세금이 어떻게 달라지나
재정경제부가 60세, 10년 거주(세액공제율 60% 유지)를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실거주 1주택은 시가 30억원 이하까지 세 부담이 오히려 줄고 40억원부터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해 초고가일수록 증가 폭이 가팔라진다. 반면 비거주 1주택(60세, 10년 보유, 세액공제율 20% 제한 가정)은 20억원부터 이미 세 부담이 늘어나기 시작해 시가가 높아질수록 격차가 훨씬 크게 벌어진다.
| 시가 | 실거주 1주택 (현행→2028년) | 비거주 1주택 (현행→2028년) |
|---|---|---|
| 20억원 | 27.6만원 → 10.8만원 (감소) | 27.6만원 → 152만원 (5.5배) |
| 30억원 | 91만원 → 76만원 (감소) | 91만원 → 424.7만원 (4.7배) |
| 40억원 | 262.7만원 → 325.2만원 (1.2배) | 262.7만원 → 1114.2만원 (4.2배) |
| 50억원 | 453.9만원 → 978.5만원 (2.2배) | 453.9만원 → 1970.3만원 (4.3배) |
| 60억원 | 615.2만원 → 1130.9만원 (1.8배) | 615.2만원 → 2581.8만원 (4.2배) |
| 70억원 | 937.7만원 → 2251.7만원 (2.4배) | 937.7만원 → 4480.1만원 (4.8배) |
전국적으로 시가 40억원이 넘는 주택은 약 6만5000호로 전체 가구의 0.9% 수준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반적으로 보유세를 높인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30억원이 넘는 주택은 중산층·서민이 사는 집이라고 하기 어렵다. 거기에 대해서는 세부담을 낮췄고, 아주 고가의 주택에 사는 분들에게는 응능부담(경제적 부담 능력에 맞게 세금을 부과)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전문가 시뮬레이션에서도 비거주 주택의 부담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가 소유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 82㎡)의 보유세는 현행 약 1258만원에서 내년 약 2520만원으로 두 배 늘어나며, 강남구 은마 아파트(84㎡)도 약 1004만원에서 약 2045만원으로 103.8% 뛸 것으로 추산됐다.
다주택 중과가 어떻게 바뀌나
기존에는 과세표준 12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만 2.0~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됐지만,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무관하게 가액에 따라 동일한 세율 체계가 적용되도록 일원화된다. 대신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 주택 포함)에게는 현행 60%에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80%까지 오른다.
이에 따라 동일 가액 주택 3채를 보유하고 그중 한 채에 거주하는 경우, 시가 20억원 주택의 종부세는 현행 126만7000원에서 2028년 442만4000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난다. 시가 30억원 주택은 313만9000원에서 951만2000원으로 약 3배, 시가 50억원 주택은 1566만7000원에서 3438만5000원으로 약 2.2배 증가할 전망이다.
양도세와 월세 세액공제도 달라지나
양도소득세 역시 '보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개편된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지만, 2029년부터는 보유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 1년당 8%씩 최대 80%를 공제하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한다.
양도차익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설정되며,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주택자는 양도소득 기본공제가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10배 늘어난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에는 양도세의 50%, 최대 5억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되고, 일시적 2주택자의 기존 주택 처분 기한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된다.
부동산 세제와 별개로 생활밀착형 지원도 확대된다. 월세 세액공제 대상 월세액 한도는 연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늘고, 청년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세액공제율 17%가 적용된다. 근로장려금 소득 요건은 단독가구 기준 2200만원에서 2600만원, 맞벌이가구는 4400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완화돼 최대 지급액이 단독가구 180만원, 맞벌이가구 360만원까지 늘어난다.
국회 통과 전후 달라질 수 있는 점
이번 개편안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발표된 정부안으로, 실제 시행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 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종부세 세율 일원화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2027~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되도록 설계돼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시행 시기나 구간별 수치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 따른 연간 세수효과를 약 3조4000억원 증가로 추산했으며, 지난해 종부세 납부 인원 기준으로 약 8만명(전체 종부세 납세자의 16.6%, 전체 주택 소유자의 0.5%)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재경부는 종부세가 인별 과세 방식이라 연령·거주기간·공제 조건에 따라 개인별 세액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위 시뮬레이션 수치는 특정 조건을 가정한 추정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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