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이어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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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온맘마켓, 감자마켓, 소도몰, 다이클로 등 이름도 생소한 업체들이 최근 아파트 단지 상가마다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이른바 '공구마켓'으로 불리는 오프라인 공동구매 매장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고물가가 길어지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구마켓은 온라인 공동구매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형태의 유통 채널이다. 소비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미리 상품을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동네 매장을 방문해 닉네임이나 전화번호 뒷자리를 대고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브랜드별로 세부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아파트 상가 1층 소형 매장에 자리 잡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구마켓이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뚜렷한 장점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다. 유통단계를 최소화한 대량 공동구매 방식 덕분에 온라인 최저가보다도 20~70퍼센트가량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해두고 원하는 시간에 픽업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편의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자리 잡아 걸어서 5분 내외로 오갈 수 있는 접근성 역시 큰 매력이다. 여기에 오픈채팅방을 통한 실시간 소통으로 익명의 온라인 공구가 갖는 불신을 해소하고 단골 중심의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는 점도 신뢰를 쌓는 요인이 된다.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 간편식, 전자제품까지 취급 품목이 넓어지면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진 점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 앞 상가에 자리 잡은 공구마켓은 개점 3개월 만에 회원 700명을 확보하는 등 짧은 기간에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문을 연 한 브랜드는 벌써 130개 이상의 매장으로 늘었고 회원 수도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운 유통 방식인 만큼 소비자가 미리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도 있다. 예약 마감 시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오픈채팅방 공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특가 상품을 놓치지 않는다. 신선식품은 입고 당일 픽업이 원칙인 경우가 많아 픽업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 상품을 받지 못할 수 있고, 예약 후 미수령이 반복되면 이용이 제한되는 매장도 있어 실제 수령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장마다 결제 방식이 현장 결제나 선입금 등으로 다르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유통기한이 넉넉하지 않은 초특가 상품이 섞여 있을 수 있어 구매 전 표기 사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며, 브랜드나 매장에 따라 위생·품질 관리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첫 이용 시에는 소량 구매로 경험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경기 김포 풍무동에서 온맘마켓을 운영하는 김성태 점장은 이 같은 공구마켓의 장점에 주목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김 점장은 "대형마트에 밀려 동네 상권이 위축되는 걸 지켜보면서, 유통단계를 줄이면 훨씬 저렴하게 팔면서도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온라인 최저가보다 싸게 팔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오픈채팅방을 활용한 운영 방식의 장점도 언급했다. "예전 동네 슈퍼처럼 손님과 얼굴을 트고 대화하면서 장사할 수 있다는 게 온라인 쇼핑몰과 가장 다른 점"이라며 "단골손님들이 필요한 상품을 요청하면 다음 공동구매 때 반영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점장은 운영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예약해놓고 안 찾아가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 재고 관리가 까다롭다"며 "신선식품은 유통기한이 짧다 보니 수요 예측이 틀리면 그대로 손실로 이어진다"고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가격 경쟁력만 보고 뛰어드는 창업자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재고와 클레임 관리에 신경 쓸 일이 생각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공구마켓이 단기간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좋은 입지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매장별 품질 편차나 브랜드 난립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재고 관리와 신선식품 유통기한 문제처럼 현장에서 체감하는 운영 리스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이 새로운 유통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