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55세부터 79세까지 고령층 가운데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취업자는 1012만명으로,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00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번 조사 대상인 55~79세 전체 인구는 170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앞으로도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178만2000명, 비율로는 69.2%에 달해 고령층 10명 중 7명꼴로 은퇴 이후에도 근로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희망하는 평균 근로 연령, 즉 실제로 일을 그만두고 싶은 나이는 73.6세로 1년 전보다 0.2세 높아졌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근로 의지의 배경에는 부족한 연금 수급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은 896만9000명으로 전체의 52.7%였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 47.3%, 절반 가까운 고령층은 지난 1년간 어떤 형태로든 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은 이 88만원이라는 월평균 수령액이 55~79세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평균이 아니라, 실제로 연금을 받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산출한 평균이라는 사실이다.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나머지 절반 가까운 인구를 포함해 계산하면 실질적인 평균 수급액은 이보다 훨씬 낮아진다.
이 조사에서 말하는 '연금'은 국민연금뿐 아니라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등 각종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성격이 다른 제도인데,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과 낸 보험료에 비례해 받는 사회보험 방식인 반면,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정액에 가깝게 지급되는 공적부조 성격의 제도다. 두 제도를 중복으로 받는 경우도 있고 한쪽만 받는 경우도 있어, 88만원이라는 수치가 국민연금만의 평균액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수령액 편차도 상당히 크다. 연금을 받는 사람 중에서도 남성은 월평균 113만원, 여성은 61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성별 격차가 뚜렷했다. 구간별로 보면 월 50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령자가 41%로 가장 많았고, 150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는 16%에 그쳤다. 이 88만원이라는 금액은 1인 가구 기준 최저 생계비로 통용되는 154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연금만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렵다는 것이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현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늦춰지고 있다. 1953~1956년생은 61세,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실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이보다 훨씬 이르다. 최근 조사에서는 주된 일자리를 평균 53세 전후에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나, 퇴직 시점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까지 짧게는 8년, 길게는 10년 넘게 소득이 끊기는 '소득 공백기'가 발생하는 구조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고령층이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로 53.4%를 차지했다. 다만 이 비중은 2019년 60.2%에서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이며, '일하는 즐거움'을 이유로 꼽은 응답도 늘고 있어 순수한 생계형 근로 외에 자아실현 목적의 근로 희망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 희망 근로 연령을 보면 55~59세는 평균 69.7세, 60~64세는 71.9세, 65~69세는 75.0세, 70~74세는 78.6세, 75~79세는 82.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해, 나이가 많을수록 오히려 더 늦은 나이까지 일하기를 원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재취업을 선택하는 경우, 국민연금 수급자가 다시 소득 활동을 하게 되면 일정 기준을 넘는 근로소득이 발생할 때 연금액이 일부 감액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소득금액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이후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을 초과하면, 수급 개시 후 5년간 초과 소득 구간에 따라 연금액의 일부가 감액되는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제도'가 적용된다. 다만 이 감액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소득이 낮은 경우에는 감액 폭이 크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재취업을 고민하는 연금 수급자라면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본인의 예상 감액 규모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결국 이번 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은퇴 이후에도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고령층의 현실이다. 월 생활비를 200만원으로 잡으면 연금 88만원을 빼고도 매달 112만원이 부족하고, 250만원이 필요하다면 162만원, 300만원이 필요하다면 212만원의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고령층 상당수가 주된 일자리를 떠난 뒤에도 재취업이나 창업 등 어떤 형태로든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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