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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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정부가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겪는 '깜깜이 수수료'와 부실한 하자 보증 문제를 손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2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중고차 총액 표시 의무화, 성능·상태점검기록부 개편, 판매자의 하자보증책임 강화, 중고차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 규제가 골자로 담겼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 표시 방식이다. 매매업자가 인터넷 플랫폼에 차량을 광고할 때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매도비, 알선수수료, 성능보험료 등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국토부가 공개한 실제 사례를 보면 그동안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한 소비자는 500만원짜리 매물을 선택했지만 매도비 44만원, 알선수수료 20만원, 성능보험료 50만원 등 100만원이 넘는 추가금이 붙어 최종 620여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앞으로는 이런 추가 비용까지 모두 더한 최종 금액을 광고 단계에서부터 공개해야 한다. 계약 단계에서 광고에 없던 비용을 새로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그동안 중고차 관련 민원의 상당수가 점검기록부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따라, 점검기록부 서식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고 세부 점검 가이드라인을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침수나 사고 이력처럼 중요한 항목에서 점검 오류가 발생하면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가 "단순 실수"라며 책임을 회피하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하자에 대한 판매자 책임도 한층 강화된다. 기존에는 점검자 위주로 가입하던 성능보험을 매매업자 의무보험으로 통폐합하고, 보장 범위와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성능보험료의 사업비 비중을 현재 44% 수준에서 16%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매자 입장에서 가장 실질적인 변화는 하자 발생 시 대응 방식이다. 차량을 인도받은 지 7일 안에 엔진 등 주요 장치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고 수리비나 수리 기간이 과도할 경우, 소비자가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수리 부담이 과도한 기준으로 '수리비가 300만원 이상이면서 매매가의 30% 이상이거나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인 경우'를 제시했다.

이는 2019년 성능보험 도입 이후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가 하자 수리 책임을 보험에만 의존하면서 정작 품질 개선 유인이 약해졌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계약서에 명시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와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른 경우, 기존에는 인도일로부터 30일 이내 또는 주행거리 2000km 이내에서만 무상수리를 요구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비자 보호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도 새로 담겼다. 진단 오류로 이용자에게 손실이 발생하면 플랫폼이 실제 손해액 수준을 보상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소비자가 클레임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서비스 이용을 일방적으로 제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한 플랫폼 기업에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근거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대책이 곧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안으로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하고, 세부 과제별 논의를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행 시점은 내년 하반기(7~12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어, 실제 소비자가 변화를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여러 장치가 동시에 맞물려야 효과를 내는 '묶음 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총액 표시, 점검기록부 개편, 하자보증 강화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전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