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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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가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구체적인 예외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세제의 기준을 '주택 수'에서 '실거주 여부와 자산가치' 중심으로 바꾸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거주하는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14억원까지 받을 수 있어 시가 약 20억원 수준까지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낮아진다.

양도소득세 역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해 단순 보유에 따른 공제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2029년부터는 거주 기간에 대해서만 연 8%(최대 80%)의 공제율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문제는 발령이나 가족 사정 등으로 실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는 점이다. 지방 발령으로 집을 비워둔 직장인이나 부모 봉양을 위해 이사한 경우처럼, 투기 목적이 아닌데도 '비거주'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정부는 개편안 발표 당시부터 일부 예외 사유를 이미 열거해뒀다. 직장 변경이나 전근, 1년 이상 치료·요양이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이나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취학·전근에 따른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사유로 비거주하게 된 경우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단 비거주하기 전 해당 주택에 1년 이상 계속 거주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서울시당 주최로 부동산 정책대응 간담회를 열고 보완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비거주 기간을 폭넓게 거주로 인정해주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도 같은 날 청와대 정책홍보 프로그램에 출연해 관련 방침을 밝혔다. 이 차관은 "부득이한 경우로 지금은 못 살지만 거주를 위한 집이었다고 하면 거주로 인정해줄 것"이라며 "취학이나 전학, 직장, 해외 체류, 질병, 부모 봉양 외에도 더 많은 사연이 있을 수 있어 폭넓게 인정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은 아직 구체적인 법 개정안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경부에 따르면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법 개정안에 일일이 세세하게 규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실제 시행 이후에는 과세당국이 개별 사안을 사후 판단해야 하는 만큼 인정 여부가 사례별로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재건축·재개발로 새로 짓는 주택은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고, 건설임대주택이나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의 등록임대주택은 임대 기간 자체를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최종 법안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국회 심의 과정을 거쳐야 확인할 수 있다.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내에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 기존 임대차 계약 기간까지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있다. 이 차관은 이날 "추가적으로 실거주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혀, 유예 대상이나 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정애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월세에 대한 국민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여당도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취지가 세수 증대가 아니라 거주 중심의 과세 형평성 확보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예외 범위와 법제화 시점은 아직 유동적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