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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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그날의 환율이 곧바로 적용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결제 시점과 실제 청구되는 원화 금액이 확정되는 시점 사이에는 통상 며칠의 시차가 있고, 그 사이 환율이 움직이면 예상했던 금액과 실제 청구액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결제 방식에 따라 환율 적용 시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살펴보면 이렇다.

첫째, 가장 흔하게 쓰는 '현지통화 신용카드' 결제다. 해외 가맹점에서 현지 화폐(달러, 엔화 등)로 결제하면, 그 거래 내역이 국제카드사(비자, 마스터카드 등)를 거쳐 국내 카드사로 접수되는 날의 환율이 적용된다. 이 과정은 보통 결제 후 2~5영업일이 걸린다. 즉 카드 앱이나 문자로 뜨는 결제 직후 금액은 '참고용 예상 금액'일 뿐, 실제 청구금액을 확정하는 환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간단한 예로 보면 이렇다. 100달러짜리 물건을 결제한 날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이었다면 약 13만원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카드사가 전표를 매입하는 3~4일 뒤 환율이 1400원으로 올랐다면 실제로는 14만원이 청구된다. 반대로 그 사이 환율이 떨어졌다면 처음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 청구된다.

둘째, '해외 원화결제(DCC)'는 대부분 피하는 것이 좋다. DCC는 해외 가맹점이나 ATM에서 결제 시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 금액을 미리 제시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편리해 보이지만, 이때 적용되는 환율은 카드사의 정식 환율이 아니라 가맹점이나 현지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한 환율이다. 이 자체 환율에는 보통 추가 수수료가 포함돼 있어, 국제카드사 환율보다 불리한 경우가 많다. 결제 단말기에서 원화 결제를 권유받더라도 현지 통화로 결제하겠다고 명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DCC를 원천적으로 막고 싶다면 카드사 앱에서 '해외 원화결제 차단' 서비스를 신청해두는 방법이 있다. 신한, 삼성, KB국민 등 주요 카드사 앱의 해외결제 설정 메뉴에서 이 기능을 켜두면,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를 시도해도 자동으로 차단돼 현지 통화 결제로만 진행된다.

셋째, '트래블카드(선불충전카드)'는 결제 시점과 환율 적용 시점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앞선 두 방식과 다르다. 미리 앱을 통해 원화를 현지통화로 환전해 충전해두는 방식이라, 결제하는 순간 충전된 외화 잔액에서 바로 차감된다. 환전 시점의 환율이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라, 결제 후 환율 변동에 따른 금액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 환전수수료와 해외결제수수료가 면제되는 것도 장점이다.

넷째, '현금 환전'은 환전하는 시점의 환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환전 즉시 금액이 확정되므로 이후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이미 손에 쥔 현금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이런 구조를 알면 환율 상황에 따라 어떤 결제 수단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환율이 계속 오르는 시기라면 결제 후 며칠 뒤 더 높은 환율이 적용될 위험이 있는 신용카드보다, 환율이 확정돼 있는 현금이나 트래블카드가 유리하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는 흐름이라면, 결제 후 며칠 사이 환율이 더 떨어져 오히려 청구금액이 줄어들 수 있는 신용카드가 유리할 수 있다.

해외에서 결제를 취소하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결제를 취소하면 원금이 그대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취소 처리 시점의 환율로 재계산돼 환급된다. 결제 시점과 취소 시점 사이 환율이 달라졌다면, 원래 냈던 금액과 돌려받는 금액이 차이가 날 수 있다.

해외 신용카드 결제에는 환율 외에도 수수료가 추가로 붙는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통상 해외브랜드 수수료(비자·마스터카드 등)와 카드사 해외서비스 수수료를 합쳐 결제금액의 약 2~3% 안팎이 부가된다. 이 수수료는 환율과 별개로 항상 부과되므로, 여러 카드의 해외이용수수료율을 비교해두는 것도 총액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