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정부가 발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을 놓고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현재 가입한 ISA 계좌의 제도가 오늘 당장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간 순서로 짚어보면 이렇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ISA 관련 두 가지 큰 변화를 담았다. 이 발표 이후 투자자와 청년층의 반발이 확산됐고, 이 대통령이 7일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런 반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현행 제도부터 살펴보면, 지금의 ISA는 연간 2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 해로 한도가 이월돼 최대 4000만원까지 한 해에 납입할 수 있다. 계약기간에는 별도의 상한이 없어 장기간 유지하며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ISA에 대한 것으로, 내년부터 연간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새로 만드는 '생산적 금융 ISA' 신설안이다. 이 신규 계좌는 연 2000만원, 총 2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기간도 10년까지 늘어나지만, 국내 상장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제한이 붙는다.
투자자들의 불만이 가장 컸던 부분은 두 가지다. 첫째는 한도 이월 폐지로, 목돈이 생기는 시점(퇴직금, 상여금 등)에 맞춰 크게 납입하던 방식이 막힌다는 점이다. 둘째는 새로 신설되는 생산적 금융 ISA에 국내 상장 해외 ETF(나스닥100, S&P500 등)를 담을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 해외 ETF의 시세차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2000만원을 넘으면 최대 49.5%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 그동안 ISA 안에 담으면 이 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구조가 사실상 '국내 증시로의 강제 복귀'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 "재검토가 확정되기 전에 지금 계좌를 정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결론적으로, 재검토 결과가 나오기 전에 매도해야 할 제도적 이유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정부안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라"는 것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떻게 수정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몇 가지 세부사항도 함께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계약기간 5년 제한은 2027년 이후 새로 가입하거나 계약을 연장하는 시점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즉 기존에 3년 계약으로 가입한 상태라면 남은 2년만 추가로 늘어나는 방식이며, 올해 안에 계약기간을 길게 설정해두고 이후 연장하지 않는다면 이 제한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 반면 한도 이월 폐지는 기존 가입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었다는 점에서 이월 폐지 쪽이 더 큰 반발을 불렀다.
다만 이런 세부 내용 역시 정부안이 전면 재검토 대상에 오른 이상, 최종적으로 어떻게 확정될지는 다시 지켜봐야 한다. 애초 세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심의를 거쳐 연말에 확정되는 절차를 밟는데, 이번 재검토 지시로 이 과정에서 수정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린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졸속 세제 개편"이라며 정부의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고, 여당 내에서도 제도 설계 과정의 문제를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부처에서 올린 방안 하나하나를 청와대에서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리하면,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기존 ISA 제도가 즉시 바뀌지 않았다'는 점과 '정부안이 재검토 대상에 올라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반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재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이 남거나 바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언제 국회에 다시 제출될지다. ISA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성급한 매도나 계좌 정리보다는, 재검토 결과가 구체화되는 시점까지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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