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질병관리청이 10일 우리나라 노인의 근감소증 현황과 악력 저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약 1만명을 표본으로 조사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에서,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26.9%)이 근감소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함께 줄어드는 질환으로 노화, 활동량 감소, 영양 불균형, 만성질환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눈에 띄는 부분은 성별에 따른 차이다. 65~69세에서는 여성의 근감소증 유병률(5.8%)이 남성(2.6%)보다 높았지만, 70대 이후부터는 이 흐름이 뒤바뀌어 80세 이상에서는 남성 유병률(28.9%)이 여성(25.6%)을 앞섰다.
집에서 부모님의 상태를 가늠해보고 싶다면 손을 한번 잡아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짚어볼 수 있다. 악력계로 측정했을 때 남성은 28kg 미만, 여성은 18kg 미만이면 악력이 저하된 상태로 본다. 여기에 걸음걸이 속도가 1초에 1m를 걷지 못할 정도로 느리다면 근감소증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만 악력이 기준보다 낮게 나왔다고 곧바로 근감소증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악력은 근감소증을 포함한 여러 노쇠 위험 신호를 알아채는 지표로 봐야 한다. 실제로 65세 이상 중 악력이 저하된 사람의 85%가 근감소증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악력 저하가 근감소증과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악력계가 따로 없다면 일상에서 쓰는 몇 가지 동작으로도 대략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페트병 뚜껑을 힘겹게 열거나 물수건을 짜는 힘이 예전보다 약해졌다고 느껴진다면, 또는 손을 맞잡았을 때 쥐는 힘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악력 저하는 씹는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74세 전기 고령층 중 악력 저하군은 음식을 씹기 어렵다고 느끼는 비율이 37.7%로, 정상군(24.1%)보다 13.6%포인트 높았다. 또한 같은 연령대에서 악력 저하군의 우울장애 유병률은 14.3%로 정상군(2.0%)보다 크게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악력이 약하다고 우울증이 생긴다는 인과관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악력 저하와 정신건강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부모님에게서 갑자기 체중이 줄거나, 예전과 달리 자주 넘어지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유독 힘이 들어가는 등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박기수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교수는 "악력 저하는 근감소증을 비롯한 다양한 노쇠 위험 요인이 함께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인 만큼 평소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쇠가 의심되는 경우 대응법도 나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노쇠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노쇠 전단계가 의심되는 경우 금연·절주와 함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복합 운동, 단백질이 보강된 규칙적인 영양 섭취, 활발한 사회적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역 보건소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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