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35세 미만 청년이 자발적으로 퇴사해도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개혁 패키지의 하나로, 청년층의 이직과 재도전을 지원하는 새 고용보험 제도로 예고됐다.
현재 구직급여는 원칙적으로 비자발적으로 실직한 근로자만 대상으로 한다. 본인 사정으로 스스로 그만둔 경우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노동부는 이런 원칙에 청년층에 한해 예외를 두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지급 수준은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약 100만원이다. 다만 이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라 검토 단계의 방안일 뿐이며, 최소 근속기간과 지급 기간 같은 세부 요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동부는 고용보험 재정 부담을 고려해 지급 기간을 현행 구직급여의 최대 270일보다는 짧게 설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급액과 근속 기간, 이직 사유 인정 범위는 노사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방안이 나온 배경에는 청년층의 조기 퇴사 비율이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가운데 근속 1년 미만 비율은 20~24세 80.1%, 25~29세 63.5%, 30~34세 55.2%로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조기 퇴사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발표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35세 미만 자진퇴사자의 66.5%가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진퇴사자 10명 중 9명은 근속 3년 미만이었다.
전문가들은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조기 퇴사를 부추길 가능성을 지적한다. 실업급여가 퇴사 후 당연히 받는 수당으로 인식되면 오히려 근속을 유지할 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노동 전문가는 "재도전 기회를 보장하려는 취지는 타당하지만, 자칫 '버티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비자발적 이직자와는 다른 별도의 지급 요건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해고나 폐업으로 인한 비자발적 이직자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생애 1회로 제한해 반복 수급을 차단하겠다는 설명이다.
가장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은 지금 당장 자진퇴사해도 월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노동부는 올해 3분기 노사 협의를 거쳐 4분기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통과 이후 전산망 구축과 하위법령 마련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2027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현재 제도에서도 자진퇴사자가 무조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임금체불이나 직장 내 괴롭힘, 통근 시간 왕복 3시간 이상 등 정당한 이직 사유가 인정되면 지금도 자발적 퇴사자가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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