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폭염 속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갈 때 그늘막을 펼치는 행동이 오히려 내부 온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JTBC가 10일 한낮 공원에서 유모차에 인형을 태우고 진행한 모의실험 결과, 유모차 온도는 처음 44도, 인형 온도는 43도로 측정됐다. 10분이 지나자 유모차 그늘막 표면은 56도를 넘겼고, 인형 온도도 44.8도로 올랐다.20분이 지난 뒤에는 유모차 온도가 63도까지 치솟았다. 인형 온도도 47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유모차를 끌던 사람의 체온은 약 3도 오르는 데 그쳤다. 유모차 내부 온도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오른다는 뜻이다.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유모차가 지표면과 가깝다는 물리적 특성에 있다.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에서 올라오는 반사열이 유모차 내부에 그대로 쌓이면서, 성인이 서서 느끼는 체감온도보다 유모차 안이 훨씬 뜨거워질 수 있다.
여기에 그늘을 만들려고 담요나 천으로 완전히 덮으면 통풍이 막혀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한다. 비닐하우스와 비슷한 밀폐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폭염 대응 행동지침에서 유모차를 마른 담요나 천으로 덮지 말라고 권고했다. 대신 얇고 젖은 천을 사용하고, 필요하면 다시 적셔서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제시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도 비슷한 이유로 유모차를 담요로 덮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통풍이 되는 전용 차양막이나 양산으로 직사광선만 가리는 방식을 대안으로 권했다.
전문가들은 '가림'과 '막힘'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모차에 원래 달린 차양막이나 양산을 펴는 정도는 공기 순환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반면 그 위에 다시 천을 얹어 밀폐시키면 오히려 위험해진다.
외출 시간대도 변수로 꼽힌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지표면 열기가 가장 강한 시간대여서, 가능하면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로 외출 시간을 옮기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아기 상태는 수시로 살펴야 한다. 손발이 뜨겁고 축축하거나 얼굴이 평소보다 붉어졌다면 온열질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즉시 그늘로 이동해야 한다. 젖은 기저귀 횟수가 평소보다 줄었다면 수분 부족의 신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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